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급류 휩쓸린 두 딸 구하려던 50대 가장 '참변'

물놀이 중 급류에 휩쓸린 두 딸을 구하려던 50대 가장이 결국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50살 이모 씨는 어제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처가가 있는 전남 구례를 방문했습니다.

이 씨 가족은 구례군 문척면 섬진강 상수원 인근을 찾았고 중·고등학생 딸 2명은 물놀이를 하고 아내는 다슬기를 잡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딸들의 비명이 들렸고 이씨는 물살이 쏟아지는 원통 수로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딸들을 발견하고 물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씨의 딸들은 수심 1m 이하의 얕은 하천에서 놀았으나 떠내려가는 물놀이용 공을 주우려다가 수로 근처의 급류에 휩쓸려 깊이 5m, 지름 1.4m인 원통형 수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딸들은 물살의 흐름을 타고 몇 분 만에 수로 밖으로 빠져나왔지만 아버지의 모습은 물 위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빠가 안 보인다"고 울면서 뛰어오는 딸들의 말에 이 씨 아내도 물에 뛰어들었다가 급류에 휩쓸려 버렸습니다.

이 씨 아내는 수로 상부에 돌출된 철근에 윗옷이 걸려 허우적거리다가 옷이 찢어지면서 가까스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씨 가족은 어제 저녁 6시 30분쯤 소방당국에 구조요청을 했습니다.

경찰과 119구조대원들은 포크레인을 이용해 관로를 들어 올렸고 이 씨는 저녁 7시 47분쯤 수로 바닥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에 다른 물놀이객들이 없는 상황에서 이 씨가 물살이 세지는 지점에 빠진 딸들을 구하려다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 과정에서 어린 딸들이 아버지가 평소에도 자신들을 끔찍하게 챙겨주셨다며 많이 울어 안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