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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방 유착 의혹' 핵심 관계인 사망…경찰 수사 난항

농협 직원·법인 통장 떴다방에 제공…리베이트 못 밝히나

'떴다방 유착 의혹' 핵심 관계인 사망…경찰 수사 난항
떴다방 조직의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던 전북인삼조합장이 자택에서 숨지자 경찰 수사가 암초에 부딪혔다.

조합장 정모(57)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40분께 전북 진안군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정씨는 사망하기 전 '가족에게 미안하다. 경찰이 허위제보를 받고 안 되면 말고 식의 수사를 했다'는 유서를 남겼다.

정씨는 노인 4천여명에게 25억 상당의 홍삼음료를 판 일명 '떴다방' 조직의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정씨는 떴다방 조직이 전북인삼농협 2층에 홍보관을 차릴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준 대가로 직원 회식비 1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이와 관련한 농협 직원들의 진술과 통장 거래 내역 등을 확보한 뒤 정씨를 수사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명확한 범죄 사실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는데 유서에 적힌 허위제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떴다방 조직과 유착했다는 의혹과 별개로 연가보상비를 받을 수 없는 선출직인 조합장 정씨가 농협 직원 22명에게 지급된 연가보상비 중 10%인 64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사실 정씨가 숨지면서 수사가 난항을 겪는 쪽은 '리베이트' 부분이다.

경찰은 떴다방 조직과 정씨, 떴다방 조직이 사용할 수 있도록 농협 법인 통장을 양도해 준 혐의를 받는 전북인삼농협 임원 김모(38)씨 사이에 '검은돈'이 오갔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었다.

임원 김씨와 정씨가 떴다방 조직의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은 곳곳에 드러난다.

김씨가 받고 있는 법인 통장 양도 혐의도 조합장인 정씨가 묵인하거나 수락하지 않았다면 성사되기 어려웠을 거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떴다방 조직은 홍삼음료 판매수익을 모두 양도받은 농협 통장으로 관리했기 때문에 금융감독기관의 눈을 피하고 세금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또 떴다방 조직이 노인을 전북인삼농협으로 유인하면 건물 2층 홍보관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농협 계약직 직원이 맡았다.

농협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됐지만, 이들 월급은 떴다방 조직에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홍보관 운영에 동원하려고 농협이 계약직 직원을 새로 뽑은 셈이다.

직원을 채용하려면 이사회를 열어 승인을 얻어야 하지만 정씨와 김씨는 이 절차마저 생략했다.

이 과정에서 농협 채용 담당자들이 '편법 채용'에 반대했지만 정씨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무런 대가 없이 이들이 이런 편의를 봐줄 리 없다고 보고 김씨를 상대로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조사하고 있었다.

김씨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수사 선상에 올리려던 정씨가 숨지자 경찰 조사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임원 김씨가 조합장 정씨에게 보고하지 않고 범행이 이뤄질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수사의 핵심 관계인인 정씨가 사망한 탓에 혐의 상당 부분을 밝히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월 14일 효능을 부풀린 홍삼음료 25억여원 상당을 판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판매강사 권모(48)씨를 구속하고 떴다방 업주 이모(67)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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