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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시사전망대] 멈춤 신호에도 시속 120km…뇌전증은 어떤 질병?

* 대담 : 박명선 부산 KNN 기자 &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 한수진/사회자:
 
지난 주말 부산 해운대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는 큰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승용차 한 대가 신호를 무시하고 고속으로 달리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고 차량 6대를 잇따라 들이박았는데요. 이 사고로 휴가차 부산에 온 어머니와 아들 등 3명이 숨지고 14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뇌 질환 또 당뇨 같은 여러 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져서 경찰은 이번 사고와 이런 질병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 집중 조사하고 있는데요. 먼저 이 사고를 취재하고 있는 부산 KNN 박명선 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좀 들어보겠습니다. 박 기자님?
 
▶ 박명선 부산 KNN 기자:
 

 
▷ 한수진/사회자:
 
참 많은 분들이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일단 사고 상황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볼까요?
 
▶ 박명선 부산 KNN 기자:
 
지난 주말 일요일 오후 5시쯤이었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문화회관 교차로 앞 도로였는데요. 53살 김모씨가 몰던 외제차량이 중앙선을 넘어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4명을 들이 박았습니다. 이 차량은 신호가 바뀌고 좌우에서 교차로로 진입하던 택시와 승용차 3대를 그대로 들이받고 맞은편 신호대기 차량과 부딪치고 나서야 멈췄습니다.

교차로에 기다리던 차량들도 갑작스런 사고를 피하지 못했고 교차로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이 차량이 친 보행자 4명 가운데는 40대 여성과 고등학생 중학생 3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 3명 가운데 40대 여성과 고등학생은 휴가차 부산에 온 모자지간으로 확인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차량 운전자, 탑승객 모두 14명이 다쳐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교차로 앞에 와서까지 멈춤 신호에도 시속 100km가 넘는 고속으로 심지어는 그보다 더 빠른 속도였다는 그런 증언들도 있던데요?
 
▶ 박명선 부산 KNN 기자:
 
피서 인파가 몰려드는 주말 오후 해운대 도심 한복판에서 가해 운전자가 100km 속력으로 왜 광란의 질주를 했냐는 것이죠. 사고가 발생한 해운대문화회관 교차로 주변도로를 최고 속력이 50km로 제한된 곳입니다. 가해 차량을 운전한 53살 김모씨는 제한속도 이상 달렸다고 목격자들이 진술하고 있는데요. 경찰도 블랙박스 영상을 봤는데 가해 차량이 매우 빠른 속력으로 질주했고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라고 전했습니다. 사고 상황을 봤을 때 운전자는 운전하기에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운전자는 혈액 검사 통해서 마약이나 음주운전 혐의는 없는 것으로 나왔다면서요?
 
▶ 박명선 부산 KNN 기자:
 
네 김씨의 혈액과 소변을 체취해서 검사한 결과 음주나 마약 혐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지난 9월 울산의 한 병원에서 뇌 질환의 일종인 뇌전증을 진단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전증이라는 것이 예전에는 간질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이었는데요.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학계에서는 뇌전증으로 바꿔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뇌전증 주요 증상은 발작입니다. 짧게는 10초 보통은 3분 길게는 10여 분 정도 지속된다고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발작 현상 이외에도 부분적으로 발작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부분 발작은 환자가 의식을 잃더라도 기존에 하던 동작을 계속 수행한다거나 멍하게 있는다든지 신체가 경직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죠. 뇌전증 환자의 30% 정도는 약물 치료로 증상이 조절되지만 약물 치료를 중단하면 또 재발하고 약 20% 정도는 약물치료 중에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사고 운전자가 사고 당일에 약을 복용하지 못했다, 이런 진술을 했다는 보도도 있어요?
 
▶ 박명선 부산 KNN 기자:
 
운전자 김씨는 매일 5알씩 두 차례 먹어야 했는데 사고 당일에는 약을 먹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김씨는 사고 당시가 전혀 기억나지 않고 정신을 차려보니까 병원이었다 라고 진술했습니다. 과거에도 김씨는 2013년부터 세 차례나 교통사고를 냈는데요. 사고 당시를 살펴보면 차량이 보행로를 타고 올라가는 등 비정상적인 사고가 있어다는 점에서 김씨의 뇌질환이 몇 년 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씨는 뇌질환 이외에도 여러 가지 만성 질환을 앓고 있었는데요. 10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아왔고 병원에서 심장 혈관이 좁아서 확장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사고로 특히 모자 지간인 40대 여성과 고등학생이 숨져서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에 안타까워하고 있어요?
 
▶ 박명선 부산 KNN 기자:
 
네. 횡단보도를 건너던 44살 홍모씨 모자가 신호를 위반한 채 질주하던 차량에 치어서 숨졌습니다. 이 모자는 사고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경기도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는데요. 아무런 연고가 없던 부산에 모자 단 둘이 여행을 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가 고3이던 홍씨의 아들은 바리스타가 되려고 준비하던 꿈 많은 학생이었는데요. 외제차 광란의 질주 사건으로 성실하게 살던 모자의 여름휴가가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난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지금 가해 차량 운전자도 이번 사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던데요. 앞으로 수사는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 박명선 부산 KNN 기자: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와 목격자 진술, 사고 현장 주변 CCTV를 확인하고 나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혐의로 김씨에 대해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김씨가 이번 사고로 병원에서 치료는 받고 있지만 휴가철 부산에 온 모자가 참변을 당하는 등 모두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친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서 김씨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뇌질환 운전자에 대한 면허 규정 이대로 괜찮은지 여기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는데요?
 
▶ 박명선 부산 KNN 기자:
 
뇌전증은 약을 먹지 않으면 경련을 일으키거나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운전면허 결격 사유입니다. 운전 중에 정신을 잃으면 이처럼 자칫 대형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뇌전증 환자에게는 이렇게 운전면허를 갱신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김씨는 운전면허 취득부터 갱신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통과했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김씨는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는 뇌전증 환자인데도 겁 없이 차를 몰고 다니다가 사고를 낸 것입니다. 결국 형식적인 운전면허 체계가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참사를 불렀다 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운전면허 취득과 갱신 심사를 더욱 철저히 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부산 KNN 박명선 기자였고요. 이번에는 자동차10년타기 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님 연결해 보겠습니다. 임기상 대표님?
 
▶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사고 당시 전혀 기억이 나지 않고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다. 정말 너무 심각한 얘기 아닌가요?
 
▶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지금 우리나라 국민 54%가 면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경제 활동 인구 전국민이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이 운전층도 다양해지고 앞으로 관리가 더 어려운 다문화 외국인분들도 증가를 해요. 그렇다면 앞서 말한 그런 환자들이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있을까. 이게 정보가 공개가 안 되니까 그에 대한 법제도 개선이 어려운 거예요. 20만 명이다, 10만 명이다. 그런데 이것이 지금 현재 면허 제도하에서는 최선을 다한 거예요. 면허 제도가 개선되지 않고는 이러한 일이 또 발생될 수밖에 없고 또 발생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만큼 운전면허 제도에 허점이 많다는 말씀이신데. 지금 이 운전자만 해도 그동안 2번의 적성검사를 받고 면허를 갱신했는데도 이런 질환에 대한 검증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요?
 
▶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지금 적성검사 말씀을 하셨으니까 우리나라와 그렇지 않은 미국의 경우를 간단히 비교해 볼까요. 적성검사를 받으러 가면 지금 적성검사를 하는 게 지각검사입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괜찮습니까, 괜찮습니까, 이상한 게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형식적으로 이뤄진단 말씀이시고.
 
▶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그런데 이게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만약에 이번에 이 환자도 자진신고를 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진신고를 할 때 수시 적성검사를 받도록 면허제도에 이런 검사 조항이 있어요. 그러면 수시 검사를 받지 않았다, 그러면 이것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어요. 규제가 없다, 이 얘기예요. 그러면 어떤 사람만 수시 적성검사를 받느냐. 6개월 이상 그리고 정신질환이 있어서 도로교통공단으로 통보가 온 경우만 이 수시 적성검사를 받아요. 그런데 일부 선진국 같은 경우는 이런 질환이 있다 그러면 이건 서류 다 다 제출을 받습니다. 그리고 정밀 판정을 받고 검증 단계가 자진 신고의 단계가 아니에요. 이것을 의사들이 정밀 판단을 내린다 이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만약 그러면 이것은 자진신고를 하고 이것을 규제하면 될 것 아니냐. 국회법이 통과돼야 합니다. 그러면 이런 규제사항이나 이를 상정할 국회의원이 없어서 못했던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그동안에 이런 문제는 계속 제기가 됐었는데 말이죠.
 
▶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앞으로도 일어날 사안이고 이런 사람들이 면허를 취득할 수밖에 없는 면허 취득 과정이고요. 그리고 일전에 우리가 면허 취득을 완화했을 때 전 국민이 박수치지 않았습니까. 일부 국민과 전문가 집단에서 반대를 했습니다만 앞으로는 이런 규제 조항 즉 규제 조항이라고 하는 것은 안전과 관련된 분야는 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는 규제 완화가 정답이 아니라 규제를 강화하는 게 정답인 것이고요. 그리고 앞으로는 수시 적성검사를 받는 사람도 없고 또 이것을 위해서 검증 단계를 거친 경우가 없기 때문에 현행에서는 자진 신고를 회피했을 경우 어떻게 규제하고 처벌할 것이냐. 이것이 빨리 국회법을 통과해서 법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와 같은 환자들이 제2 제3의 환자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저는 그렇습니다. 이게 가족이 몰랐겠습니까. 또 환자 당사자는 내가 이 약을 먹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는 걸 몰랐겠습니까. 다 아는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저는 마지막 한 가지 붙이고 싶은 얘기가 사회적 편견인데요. 제가 제 주변에 지인이 순간적으로 졸도한 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두 번 정밀검사를 받았어요. 그랬더니 별 특별한 내용이 없다는 거예요. 제가 병문안을 가서 당신 운전하면 안 됩니다 그랬더니 환자를 본다고 해서 저랑 아주 안 좋은 사이가 됐어요. 저는 정답을 얘기했는데. 이제 전 국민도 사실 전 국민을 환자시 하는 것이 아니냐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앞서 얘기했듯이 전 국민의 54%가 운전면허 보유자인만큼 전 국민의 생명보호 차원에서 이런 자진신고를 회피했을 경우 규제 처벌 조항이 시급하다고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분명히 이 제도는 정비가 돼야 할 것 같고요. 이게 무엇보다도 자기의 생명뿐만이 아니잖아요.
 
▶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그럼요.
 
▷ 한수진/사회자:
 
아무런 잘못도 없는 무고한 그런 많은 운전자들의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것은 제도 보완이 필요하고요. 특히 정보가 잘 공유가 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뇌전증 환자는 아예 통보 대상에서 제외가 돼 있다면서요?
 
▶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이게 개인정보비밀법에 의해서 이런 병력을 통보했다, 이렇게 되면요. 이것은 사고 통제가 아니라 의학계에서 과학적인 분석이 이뤄져야 돼요. 어디까지 운전하면 안 된다는 것은 이것은 어떻게 보면 의학계에서 내려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사고가 반복되니까 너 운전하지마. 이것은 국민적 합의가 이뤄질 수 없는 거예요. 저는 이것은 교통전문가의 문제가 아니라 의학계 의사분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려서 여기까지는 운전하면 안 된다 라고 하는 것은 본인보다 또 교통전문가보다 의사들이 더 잘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국민적 합의를 이뤄내서 이런 병력을 공개해서 아무래도 안전은 우리 스스로가 보호할 수 있는 합의도 시급하다고 보여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횡단보도 건널 때도 살피고 조심하셔야 할 것 같네요.
 
▶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스마트 폰 보지 말고요.
 
▷ 한수진/사회자:
 
임기상 대표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임기상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대표:
 
안전운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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