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절도 당했어요" 출동한 경찰관, 자살기도자 살려

"절도 당했어요" 출동한 경찰관, 자살기도자 살려
"남녀 2명이 제 돈을 훔쳐갔어요." 29일 오전 3시 50분께 전북 임실경찰서 운수파출소에 절도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운수파출소 최성봉 경위와 김양식 경위 등 4명은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했다.

뭔가 수상했다.

차량에 타고 있던 신고자 박모(53)씨는 어눌한 말투로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신고자의 상태와 정황을 면밀히 살핀 김 경위는 박씨의 진술이 거짓임을 직감했다.

차 안이라 절도를 당할 상황도 아닐뿐더러 신고 내용과 박씨가 진술한 절도 시간대가 달랐다.

이를 미심쩍게 여긴 김 경위 등은 박씨 차 안을 살피다 바닥에서 농약병과 유서를 발견했다.

농약병에 이미 내용물은 없는 상태였다.

유서에는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동생과 자녀들에게는 미안하고 사랑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자살기도자임을 눈치챈 김 경위가 추궁하자 박씨는 '오늘 죽으려고 농약을 마셨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신속히 119에 출동을 요청하고 병원으로 후송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박씨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박씨는 독성이 약한 농약을 마신 탓에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박씨는 가정불화로 실의에 빠져 지내다 실직하고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경위는 "독성이 약한 농약이더라도 박씨가 조금만 늦게 병원에 도착했더라면 어떠했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며 "한순간 잘못된 선택으로 세상을 등지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