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배당금 390억 과세 소송' 한화토탈 손 들어줘

프랑스 회사를 모회사로 둔 영국 석유회사에 주식 배당금을 지급한 한화토탈이 390억 원대 추가 세금을 낼 처지에 놓였다가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대법원 2부는 한화토탈이 서산세무서장과 서산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법인세 부과가 정당하다"는 원심 판결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쟁점은 프랑스 국적 모회사인 TSA와 영국 국적 자회사인 석유업체 THUK 중 한화토탈이 지급한 배당금의 진짜 수익자가 누구인지였습니다.

TSA를 수익자로 보면 한국과 프랑스의 조세조약에 따라 15%의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가 부과됩니다.

THUK를 수익자로 보면 한국과 영국의 조세조약에 따라 5%의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를 냅니다.

수익자에 따라 세금 가액이 3배나 차이가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법원은 THUK를 배당금의 진짜 수익자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THUK의 설립 경위와 사업활동 내역, 의사결정 과정 등을 종합해보면 THUK는 독립된 실체와 사업 목적을 갖는 회사로 배당금의 실질 귀속자나 수익적 소유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서 THUK가 배당금의 실질 귀속자가 아니라고 본 원심 판결은 실질과세 원칙을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종합화학과 THUK는 지난 2003년 8월 합작해 석유제품 관련회사인 삼성토탈을 설립한 후 각각 회사 주식 절반을 보유했습니다.

삼성토탈은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THUK에 배당금 3천547억 8천만 원을 지급하고 한·영 조세조약에 따라 5%의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삼성토탈 세무조사를 한 국세청은 배당금의 실제 수익자를 모회사인 TSA로 보고 한·프 조세조약에 따라 15%의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산세무서가 390억 631만 원을 추가 과세하자 삼성토탈이 소송을 냈습니다.

삼성토탈은 지난해 삼성종합화학이 한화에 인수돼 명칭을 한화토탈로 바꿨습니다.

1, 2심은 "THUK는 조세 회피를 위해 설립한 도관회사이고, TSA가 배당금의 수익적 소유자"라며 세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