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에는 선글라스를 쓰지 않아도 괜찮을까?" 안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날씨가 흐리더라도 오히려 자외선 지수가 '높음' 단계를 보이는 경우가 있는 만큼 여름철 외출 시에는 항상 선글라스를 챙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제로 구름양에 따라 날씨를 '맑은 날'부터 '비 오는 날'까지 5단계로 구분한 기상청의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포항·목포 지역 내 자외선 평균량을 보면 맑은 날(0.427㎚)과 구름이 조금인 날(0.423㎚)의 수치가 거의 비슷했습니다.
또 구름이 많은 날(0.372㎚)의 경우 흐린 날(0.225㎚), 비 오는 날(0.117㎚)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자외선 평균량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구름, 강수에 의해 자외선 복사가 많이 차단된다고 느낄 수 있으나 실상은 구름에 의한 반사와 산란으로 자외선 복사량이 흐린 날에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안과 질환은 직사광선과 관계없이 자외선에 얼마만큼 노출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겨울철 스키장에서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 때문에 고글을 끼는 것처럼 비 온 뒤 젖어있는 지표면에서 반사돼 산란하는 자외선이 있는 만큼 구름이 끼거나 날이 다소 흐린 날에도 선글라스를 쓰는 게 눈 건강에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보통 태양광선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380~750㎚)과 적외선(750㎚ 이상), 자외선(380㎚ 이하)으로 구분됩니다.
이중 자외선은 맨눈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각막과 수정체에 흡수돼 광각막염, 백내장, 황반변성 등 각종 안과 질환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문 교수는 "까맣게 타는 피부와 달리 자외선이 당장 눈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안과 질환은 서서히 발생한다"면서 "평소 선글라스 착용 등을 통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