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식, 2경기 조작 시인…투수 노리는 '검은 손'

<앵커>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실을 실토한 기아 유창식 선수가 두 경기에서 일부러 볼넷을 내주고 3백만 원을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NC 이태양 투수에 이어 승부조작 세력이 주로 투수들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보도에 전병남 기자입니다.

<기자>

프로야구 기아 유창식 선수는 오늘(25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유창식/기아 타이거즈 투수 : 양심에 좀 찔리고, 좀 이렇게 승부조작 터지고 나서 두렵기도 하고….]

유 선수는 한화 소속이던 지난 2014년, 4월 1일 홈 개막전에 선발로 나와 일부러 첫 이닝에 볼넷을 던졌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같은 달 19일 LG와의 경기에서도 같은 식으로 볼넷을 던졌다고 인정했습니다.

[2014년 4월 19일 경기 : 바깥쪽 볼입니다. 조쉬벨이 볼넷으로 걸어나갔고요.]

경찰은 유 선수와 친분이 있는 전직 야구선수 A씨가 브로커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정교/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4월 1일 고의사구를 던지고 2백만 원을 사례금으로 받았고요, 같은 방식으로 1회에 고의사구를 던져 1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투수가 직접 경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건 NC 이태양 선수에 이어 올 들어서만 두 번째입니다.

최근 불법 스포츠 도박 베팅이 첫 이닝 볼넷이나 1회 1실점 같이 세분화해 이뤄지기 때문에, 자기 뜻대로 경기를 순간순간 조율할 수 있는 투수들이 브로커의 포섭 대상이 되는 겁니다.

[최원호/前 야구선수·해설가 : 한 타자 볼넷 정도는 얼마든지 경기 중에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니까, 선수들 입장에선 '이 정도는 티가 안나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죠.]

유창식 선수를 돌려보낸 경찰은, 브로커 A 씨와 A 씨로부터 정보를 받아 불법 도박을 한 일반인 3명을 소환 조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