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시급 6천470원…작년보다 인상률 낮아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7.3%, 440원 오른 6천47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5일 14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 인상안을 이렇게 의결했습니다. 인상 폭은 지난해 8.1%, 450원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내년 최저임금 시급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35만2천230원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공익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등 모두 27명의 위원으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표결에 근로자위원 9명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오후 5시부터 제13차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방법 등을 놓고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간에 격렬한 의견 다툼이 있었습니다.

결국 어제 오후 11시 40분쯤 근로자위원이 전원 퇴장했고, 오늘 새벽 속개된 14차 전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 18명이 사용자위원들이 제시한 7.3% 인상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가기전 임금 동결을 요구해온 소상공인 대표 2명도 퇴장했습니다. 

이에따라 16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14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1명은 반대, 1명은 기권했습니다. 최저임금 의결을 위해서는 전체 위원 과반 투표에 투표자 과반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오늘 의결로 내년에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근로자 비율은 17.4%로 추산됩니다.

2010년 이후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0년 2.75%, 2011년 5.1%,2012년 6.0%, 2013년 6.1%, 2014년 7.2%, 2015년 7.1%, 2016년 8.1% 등입니다.

올해 협상에서 당초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시급 1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고,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최저임금 협상은 법정 타결 기한인 지난달 28일을 넘겼습니다.

양측은 이달 11일 11차 회의 때까지 협상 진전을 위한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12일 12차 회의에서 노사 양측의 요청을 받아 공익위원들이 일종의 중재안인 심의 촉진구간 6천253원에서 6천838원까지를 제시했습니다. 

결국, 오늘 심의 촉진구간의 중간치에 가까운 6천470원이 투표에 부쳐져 확정됐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인상률 7.3%는 유사 근로자 임금인상률 3.7%, 노동시장 내 격차해소분 2.4%, 협상 조정분 1.2%를 더해 산출됐다"고 밝혔습니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안에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한국노총은 "1만원으로의 인상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대했는데, 내년 인상폭은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절박한 생계난을 외면한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노동계는 근로자위원 사퇴와 항의 집회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영계도 불만은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비록 사용자위원이 제시한 최종안으로 의결됐지만 공익위원들의 지속적인 증액 요구에 따라 제시된 것으로 사실상 공익위원안과 다름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한층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의결된 내년도 최저임금은 20일간 노사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 5일까지 확정, 고시합니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해 사용자에게 그 이상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