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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쪽방에 갇혀서…이번엔 '축사 노예'

<앵커>

그런가 하면 아직도 이런 일이 있습니다. 40대 지적 장애인이 무려 18년 동안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축사 옆 쪽방에서 일해온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CJB 황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적장애인 48살 고 모 씨가 살던 소 축사 옆 두 평짜리 쪽방입니다.

어두운 방 안엔 이불 한 장과 옷가지를 담은 상자, 낡은 수건뿐, 사람이 사는 곳으로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소 축사를 운영하는 68살 김 모 씨 부부가 고 씨를 이곳으로 데려온 건 지난 1998년쯤.

부부는 그 후 20년 가까이 임금을 거의 주지 않고 밤낮으로 온갖 축사 일을 시켜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모 씨/축사주인 : 인적사항이 알려지면 다 주려고 했어요. 나도 이럴 줄 몰랐네. 집사람은 드러누웠어요.]

강제노역은 지난 1일 축사를 나선 고 씨가 장맛비를 피해 인근 회사에 들어갔다가 경보기가 울리면서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귀가를 도운 경찰이 김 씨 부부를 보고 매우 불안해하는 고 씨의 행동이 이상해 수사에 나선 것입니다.

[경찰 : 집주인에게 인계하는 과정에서 (그 남자가) 주인을 보고 조금 놀라는 것 같더래요. 다음날부터 (담당 경찰이) 동네 여론도 듣고.]

그 사이 고 씨는 다시 야산으로 도망갔고 이틀 만에 경찰에 발견됐습니다.

20여 년 전 행방불명됐던 고 씨는 신원조회 결과 친엄마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병원 치료가 끝난 뒤 생모에게 보내질 예정입니다.

고 씨는 현재 심한 대인기피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고 씨의 심리가 안정되는 대로 축사에서 일하게 된 경위와 학대 여부 등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희성 C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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