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1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대외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외화 유동성을 보수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이날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금융회사, 경제연구소, 수출업체 등의 외환·국제금융 전문가와 만나 브렉시트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논의했다.
진 원장은 "과거 두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 대외 건전성과 외환 건전성이 개선돼 지금까지는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나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며 "외환·금융 잠재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특히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가 축소되고 있는 데다 브렉시트로 대외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보수적인 외화 유동성 관리를 계속하는 한편 잠재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국내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까지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외화 유동성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국내은행의 외화 차입 여건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 비율은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되기 이전인 지난달 23일 109.5%에서 이달 8일 109.3%로 소폭 줄었다.
잔존 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외화 유동성 비율이 금감원 지도기준인 85%를 넘으면 합격선으로 간주한다.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1년물 기준으로 지난달 1∼23일 평균 45bp(1bp=0.01%)에서 이달 1∼12일 48bp로 역시 소폭 올랐다.
전문가들은 다만 중국의 고성장이 끝난 데 따른 '차이나 리스크'와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금융회사의 수익성 저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 여건에 대해서는 환율 변동성 확대, 중국의 산업경쟁력 제고로 수출업체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