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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보장 않는 태아보험…금감원, 보험사에 시정요구

태아 보장 않는 태아보험…금감원, 보험사에 시정요구
A씨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아이의 병원비를 보장해준다는 설명을 듣고 임신 초기에 실손의료보험이 포함된 어린이보험을 들었다.

임신 기간 담당의가 태아의 뇌실 확장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보였고 A씨는 두 차례의 정밀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실손의료보험금을 청구한 A씨는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정말초음파 진료는 태아가 아닌 A씨가 받은 것이고, 태아는 선천질환을 가지고서 태어난 후에야 보장이 된다"는 것이 거절 사유였다.

A씨는 보험사가 태아 때부터 의료비를 보장한다고 설명하고서 어린이보험을 판매하고선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일부 보험사가 어린이 보험을 출생 전인 태아 때부터 의료비 등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험안내자료를 작성해 소비자의 오인을 유발하고 있다며 관련 상품 안내자료를 다음 달까지 시정하도록 요구키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어린이보험이란 0∼15세 어린이의 질병·상해에 따른 의료비나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배상책임 등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이다.

최근 들어서는 고령 임산부가 늘면서 장애나 기형 등 선천성 질환이 있는 신생아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임신 중 태아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태아 때 가입을 하더라도 아기가 태어난 이후에야 선천질환 등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유산하는 경우는 계약이 무효 처리돼 이미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받게 된다.

애당초 상품이 출생 전 태아는 선천질환을 진단받더라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설계된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 조사결과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안내자료에 '태아 때부터 보장', '엄마 뱃속에서부터 보장', '태어나기 전부터 보장', '태아보험' 등 태아 때도 의료비 등의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씨처럼 태아 때부터 의료비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실손의료보험 특약이 포함된 어린이보험을 가입한 계약자들은 막상 태아의 선천질환 검사비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서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금감원은 16개사의 19개 상품의 보험안내자료에 이런 오해 소지가 있다고 보고 출생 이후부터 보장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안내하라고 시정요구를 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밖에 임신 중 가입한 어린이보험의 경우 가입 후 1년 이내에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을 감액해 지급할 수 없도록 약관을 개정토록 했다.

일반적으로 보장성보험은 계약자가 질환 등을 감추고 보험에 가입한 뒤 발병 후 보험금을 타내는 일을 막고자 보험가입일로부터 1∼2년 내 발생한 질병 등에는 보험금을 일부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금감원은 태아의 경우 질환을 감추고 보험에 가입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보험금을 감액해 지급하지 않도록 17개사 56개 어린이보험 상품에 약관 변경권고를 했고, 보험사들은 지난 4월까지 약관 개정을 마쳤다.

개선된 규정은 약관 개정 이후 가입자부터 적용된다.

보험개발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보험사들이 보유한 어린이보험 계약 건수는 1천162만 건, 수입보험료는 4조4천906억원에 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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