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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바닥에 밥그릇 덜렁…죽어간 7살 아이

<앵커>

지난 2월 계모로부터 심한 학대를 당하다 숨진 7살 원영 군을 기억하시는지요, 원영 군 부모에 대한 재판에서 원영이가 숨지기 전 화장실에 갇혀 있던 가슴 아픈 상황이 자세히 공개됐습니다.

정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한 평이 채 되지 않는 좁은 화장실에 매트 한 장이 깔려 있습니다.

바닥엔 조그만 밥그릇과 은색 숟가락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계모와 친부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사진입니다.

모진 학대를 당한 뒤 세상을 떠난 일곱 살짜리 아이에게 허용된 건 초라한 이 두 가지 물건이 전부였습니다.

계모는 이 밥그릇에 밥과 반찬을 뒤섞어줬고, 원영 군은 허겁지겁 밥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습니다.

그나마 하루 두 끼였던 식사마저도 숨지기 전 마지막 보름 동안엔 한 끼로 줄였습니다.

또 다른 고통은 추위였습니다.

원영 군이 숨진 2월 1일 기온은 영하 8도.

화장실엔 환풍기가 설치돼 있어 얼음장 같은 바깥 바람이 그대로 안으로 들어오는 구조였습니다.

원영 군은 숨지기 전 석 달 동안 영하의 날씨에도 외투나 담요 하나 없이 차가운 매트 한 장에 의지했습니다.

배고픔과 추위에 떨던 아이에게 계모는 락스를 붓고 찬물까지 뿌린 뒤 방치해 숨지게 했고, 시신은 암매장했습니다.

검찰은 계모 김 모 씨에게 무기징역을, 친부 신 모 씨에게는 징역 30년을 구형했습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 CG : 박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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