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 앤서니 시에서 교통 검문 중 흑인 남성 운전자 필랜도 캐스틸(32)을 총으로 살해한 제로니모 야녜스 경관은 그를 강도 사건 용의자로 추정했다고 아녜스의 변호인이 밝혔다.
야녜스의 변호인인 토머스 켈리는 10일(현지시간) 지역 일간지 스타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야녜스 경관이 캐스틸을 최근 추격 중인 강도사건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닮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캐스틸에겐 중범죄 전과 기록이 없었고 경찰의 긴급 수배 명단에도 오르지 않았다.
여자 친구, 그의 딸을 태운 채 차를 몰던 캐스틸은 야녜스 경관의 지시에 따라 갓길에 차를 댄 뒤 검문 중 야녜스 경관의 총에 맞아 절명했다.
애초 야녜스 경관이 캐스틸에게 차량 정지를 지시한 이유는 미등 작동 불량에 있었다.
동승한 여자 친구 다이아몬드 레이놀즈가 캐스틸의 사망 장면을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찍어 공개하면서 캐스틸 사건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현재 야녜스 경관의 정확한 발포 사유를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켈리 변호사는 검문 중 야녜스 경관이 캐스틸의 총을 보고 발포했으며 흑인이라는 이유로 총을 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영상을 찍은 레이놀즈는 캐스틸이 합법적인 총기 소지자임을 야녜스 경관에게 알리고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던 중 운전석에 앉아서 4발의 총을 맞았다고 반박했다.
캐스틸의 유족과 대책을 논의 중인 앨버트 고인스 변호사는 11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야녜스와 또 다른 경관인 조지프 코저가 캐스틸 일행을 강도사건 용의자로 추정했다면, 일상적인 교통 검문 방식으로 접근해선 안 됐다"고 짚었다.
강력 사건 용의자를 발견했다면 경관들이 적법한 규정에 따라 차를 세우게 한 뒤 운전자와 동승자를 총으로 겨냥해 차 바깥으로 나오도록 해야 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캐스틸의 전과 여부를 떠나 야녜스 경관의 규정 위반 또는 과실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캐스틸이 그간 비정상적인 교통 법규 위반 고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미국 흑인 사회는 흑인만을 겨냥한 '인종 프로파일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미네소타 지역 언론은 전날 법원에서 기록을 받아 캐스틸이 총 79회의 교통 위반 고지를 받았고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지역에서 차량을 운행하던 도중 적어도 52번의 경찰 불심검문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미국 언론은 캐스틸의 도로교통법규 위반 고지 가운데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가 48회에 이른다면서 경찰이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법을 비정상으로 집행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5일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의 한 편의점 바깥에서 CD를 팔던 흑인 앨턴 스털링이 경찰에 제압을 당하던 중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곧이어 터진 캐스틸 사건은 한동안 잠잠하던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다시 불을 붙였다.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에 항의하는 미국 전역에서의 시위로 9∼10일 주말에만 30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다.
(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흑인 살해 경관 "강도 용의자로 추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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