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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함께한 마지막 한 달…선물 남긴 이별

<앵커>

이 땅에 태어나는 것만큼 생을 어떻게 마감하느냐도 주변에 남은 이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마지막 작별을 집에서 미리 준비하고 아름답게 맞이한 한 가족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안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 집의 주인은 지난 5월 76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을 마감하기 전 아들과 딸, 네 오누이는 어머니와 한 달을 함께 지내며 임종도 지켰습니다.

[이주라/딸 : 엄마 (눈을) 감겨 드리는데 그 느낌이…. 정말 우리가 병원에 있었더라면, 요양원에 있었더라면, 자다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허둥지둥 갔을 텐데.]

어머니는 3년 전 담낭암 판정을 받고 오랫동안 병원에서 지냈습니다.

맘껏 대화하기 어렵고 다른 환자의 신음에도 예민해지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습니다.

4남매는 고민 끝에 다시 함께 모여 살면서 돌보기로 하고 맏이인 장녀는 외국에서 귀국까지 했습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도 받았습니다.

다섯 가족은 속을 터놓고 많은 대화를 나눴고 가족의 정도 어느 때보다 깊어졌습니다.

[엄마 있는 편안한 집에서 우리 형제들이 그냥 아무 데나 자리 깔고 누울 수 있고, 엄마 만질 수 있고, 엄마 고통같이 할 수 있고.]

어머니가 눈을 감은 뒤에도 자녀들은 집을 팔지 않고 수시로 들러 화초에 물을 주고 밀린 빨래도 하고 있습니다.

편지로 어머니와 대화도 나눕니다.

집에서 준비하며 맞이한 이별은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도 많은 선물을 남겼습니다.

[어렸을 때 그 마음. 엄마라는 존재를 통해 모여서 우리끼리 지낼 수 있는 거. 형제들끼리 챙기지 못한 거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준 것 같고요.]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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