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민들이 유럽연합을 떠나겠다고 결정한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2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단 금융시장의 경우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느낌인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위기는 오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부터 조심해야 한다. 이런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브렉시트 후폭풍. 과연 현재 어떤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을까요. 정철진 경제평론가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정철진 선생님.
▶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브렉시트 결정 이후에 떨어진 것은 파운드화밖에 없다. 이런 말도 나오고요. 금융 시장이 너무 빨리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어떻게 잘 되고 있는 건가요?
▶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
그렇습니다. 현재 금융시장 같은 경우에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에 첫째 날, 둘째 날의 충격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요. 그나마 하나 우려스러운 게 파운드화 가치입니다. 파운드화 가치는 연일 급락하고 있는데.
그러나 어쨌든 파운드화 외에는 빠르게 외환 시장이라든가, 다른 나라. 특히 우리나라가 그렇죠. 주식 시장을 회복했는데. 각국 중앙은행들 공조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물론 아직 7월 FOMC 회의는 남아있기는 하지만 우회적으로도 금리 인상 늦추겠다, 이런 얘기 했고요.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에서 마크 카니 총재도 최대한 방법 다 동원하겠다. 기준금리 내려서 제로까지도 가겠다. 파운드화를 양적완화 하겠다. 이렇게 공표를 했고. 유럽중앙은행도 그랬고. 우리 한국은행도 가세를 했고. 이렇게 중앙은행들이 나서서 어쨌든 립서비스든 어떤 행동을 보이는 모습을 하니까 시장은 살짝 안정되는 모습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런데 지금 브렉시트라는 게 정말 사상초유의 사태 아닙니까? 일단 금융시장은 억지로 봉합했다고는 하는데. 영국에서는 조금씩 균열이 나오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첫 번째가 부동산인 것 같습니다. 실은 여기가 약간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브렉시트 결정 이후에 외국계 자본들이 자금을 빼나가면서 지금 10%, 20% 낙폭들이 서서히 나오고 있는데. 이 때문에 부동산 관련 펀드,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 이런 등등 해서 세 곳이 환매를 중단했고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가 돈을 투자했는데 돈을 환매할 수가 없다. 막아버렸다는, 여기서부터 약간 위험의 조짐은 보이기는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게요. 지금 영국 부동산 이야기 많이 나오는데. 그런데 왜 갑자기 이렇게 무너지는 걸까요?
▶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
이것은요. 왜 영국 부동산이 2008년 말 세계금융위기 이후에 그렇게 초급등을 했는가. 여기서 살펴봐야 될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영국이라는 나라도 우리와 비슷하게 고령화라든가, 성장도 굉장히 낮아서 부동산 가격이 오를 이유는 없거든요.
그런데 영국 같은 경우에는 정부가 해외 자본들, 가령 차이나 머니라든가, 중동 자본이라든가, 러시아 머니 자본들한테 좀 관대하게 부동산을 풀어준 겁니다. 그래서 해외 자본들이 쭉 들어와서 영국 부동산, 런던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집값이 폭등하게 된 것인데. 부동산 가격이.
제가 맨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지금 파운드화 가치가 거의 급락세 아닙니까? 10% 넘게 빠졌고, 조지 소로스는 20%까지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렇다면 해외 자본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환으로만 10%, 최대 20% 손실을 볼 수 있는 것이고.
브렉시트라면 앞으로 영국 부동산 가격 더 오르기도 힘든 것 아닙니까? 그래서 먼저 외국계 자본들이 빠져나가면서 지금 부동산들이 휘청휘청 대는데. 이게 왜 문제냐면.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부동산 가격이 빠지게 되면 이게 결국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거든요. 그렇다면 이게 가장 걱정이 되는 대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런데 말이죠. 일단은 이 영국 부동산 가격 급락이 가장 직접적으로 터졌지만, 더 큰 건은 브렉시트 쇼크가 이탈리아 은행발 금융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 이런 경고도 있는데요.
▶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
그렇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즈 등이 연일 보도를 하고 있는데. 이게 약간은 어렵지만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브렉시트 사태 이전부터 유럽 쪽, 유로존에서는 이탈리아라든가 포르투갈, 스페인. 여기 은행들이 심각한 부실이었다. 이런 것인데.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브렉시트가 터지면서 지금 각국의 금융주들, 은행주들의 주가가 거의 급락, 폭락을 했거든요.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이라고 하더라도요. 가령 여기에서 이탈리아 은행들 같은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부실 여신이 17% 정도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겁니다.
은행 부실이라는 게 5%만 되도 위험하다, 위험하다 하는데 17%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 이탈리아 정부가 어쨌든 우리가 돈을 풀어서 은행권 부실을 막겠다고 해서 400억 유로, 52조 원 정도를 구제 금융을 투입하려고 하는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의 은행을 지원하게 되면 이것은 유럽연합이, EU가 정한 원칙을 어기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티격태격이 현재 되고 있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아니 왜 우리도 부실 은행 국가가 지원해주지 않습니까?
▶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
예. 그렇습니다. 이 부분을 놓고 왜 유럽연합은 태클을 거는 거야?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 은행 힘들어서 구제를 한다는데. 그런 것인데요. 이게 2014년에 유럽연합이 어떤 원칙을 천명 하냐면 베일인(Bail-in)이라는 원칙을 천명합니다.
베일아웃(Bail-out)이라고 해서 구제금융 같은 것을 할 때 베일아웃 펀드라고 하는데. 베일인이라는 것은 아주 쉽게 생각하면, 아주 단적으로 말하면. 어떤 은행이 부실이 났다. 그러면 외부에서 절대 지원하면 안 됩니다. 특히 국가 돈으로.
그러면 어떻게 처리해야 되느냐. 그 은행 내에서 소위 말하는 부실을 처리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면 누가 책임을 집니까? 은행에 돈을 넣었던 고객들이 예금이 다 말라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베일인 원칙이라는 게 참 좋기는 한데.
현재 이탈리아 은행 입장에서 보면 이 베일인 원칙을 적용해서 정부가 은행을 나 몰라라 하게 될 경우에는 은행 고객들 난리가 나고. 지금 대폭동이 일어날 겁니다. 이탈리아에서. 그러니까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정부가 10월에, 이탈리아도 헌법 개정안 국민 투표 있거든요. 유럽연합한테 이거 우리 허용해라, 예외적으로.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브렉시트 못지않은 행동을 보일 것이다. 이렇게 지금 맞서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예외적으로 이탈리아에 구제 금융을 허락해 주면 어떨까요? 그런 방법은 안 되나요?
▶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
여기서부터가 약간 어려우면서도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즈 등이 주목하고 있는 대목인데. 그렇습니다. 유럽연합도 그래, 이탈리아가 워낙 심각하니까 한 번 정도 구제금융 해줘라. 그러면 기존에 갖고 있는 채무 재조정, 그러니까 채권에 대한, 부실 국채에 대해서 다 빚 탕감을 해주고, 몇 개에 대해서는 없던 일로 해주고, 유예를 해주고. 이렇게 해줄 수가 있죠.
그런데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지금 보면 여기에 있는 국채를 베이스로 한, 채권 베이스로 한 파생상품들의 규모가 어마어마하거든요. 그래서 현재 추정된 게 유로존 국채와 관련된 파생상품 시장 규모가 500조 달러 규모 정도가 된다고 하는데.
여기서부터 잘 보십시오. 이 파생상품이라는 게 코스피주에 있어서의 옵션이라고 하면 기초자산이라는 게 코스피라는 기초자산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국채를 바탕으로 해서 파생상품을 만들었으면 그 기본 되는 기초 자산은 채권인데, 지금 이탈리아처럼 채권들을 다 빚 탕감을 해준다는 것은, 그것을 없애게 해준다면 그 파생상품이 완전히 붕괴되거든요.
아주 쉽게 말씀드리면. 그렇게 되면 실은 이게 호미로 막을 게 어마어마한 파생상품을 건드리게 되는. 마치 2008년 말 리먼 브라더스 데자뷰가 되게 되는 것이고. 그러면 이 중에서 이 파생상품까지로 전이가 된다면 가장 힘든 곳이 어디인가. 독일의 중앙은행이자 유로존 최대 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 도이치 뱅크가 지금 흔들리게 된다. 이게 공포스럽다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도이치 뱅크가 또 나오네요.
▶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
그렇습니다. 이게 파산설이 작년부터 나왔었고, 그래서 어마어마한 구조조정 하고, 직원들 다 자르고 했었는데. 지금 마지막 국면까지 오게 된 겁니다. 그래서 이게 지금 많이들 걱정하는 것이. 정말로 파생상품, 국채 베이스, 채권 베이스로 한 파생상품까지 오염이 되는가. 여기에 대해서 집중을 하고 있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제 어떻게 될까요? 어떤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
일단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해법도 벌써 제시하고 있는데. 이런 겁니다. 유럽 중앙은행이 나서서 채권들을 완벽하게 보장을 해줘라. 이런 겁니다. 부실 국채들이 있는 것들을 돈을 찍어내서 다 사주는 거예요. 괜찮아, 괜찮아 하고 다 사주게 되면 실은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잘 돌아갈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렇게 해법을 정해라. 그래서 일각에서는 지금 채권을 지분투자 형식으로, 투자 형식으로 바꿔라. 이렇게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잘 생각해 보십시오.
만에 하나 이렇게 하게 된다면 지금 이탈리아 은행이라든가, 지금 스페인의 부실 은행들의 문제는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잠깐 1, 2개월 생각해 보면 이러면 빚 없이 착실하게 산 사람들 입장에서는 화가 나는 일 아닙니까? 부실된 곳을 돈 찍어서 다 메워주고, 부실되면 다 메워주고.
이렇게 되면 소위 말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 종이돈이 찍어서 다 갚아지네? 그러면 내가 왜 가만히 있어? 그래서 빚내서 소위 말하는 인플레 국면으로 넘어가는 버블 국면이 나올 수 있는 것이거든요. 돈들이 부동산으로 간다든가. 종이돈을 빌려서. 빌리면 탕감 다 되니까. 이런 우려가 분명히 있는 겁니다.
그래서 참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요. 앞으로 청취자 여러분들은 처음으로는 영국 부동산 이야기 내일 체크하셔야 되고요. 그 다음은 이탈리아 부실 은행들 어떻게 되는가. 세 번째는 도이치 뱅크, 파생상품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가는가. 이것을 지켜보시면서 브렉시트 후폭풍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철진 경제 칼럼니스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