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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하원 "브렉시트 이후 영국 내 EU 시민 지위 보장해야"

영국 하원이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브렉시트)한 이후에도 영국에 거주하는 EU 시민권자들의 기존 지위와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을 비롯한 집권 보수당 각료들은 영국 내 EU 시민권자의 권리를 보장하려면 영국인들이 다른 EU 국가에서 비슷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전제를 내걸고 있다.

향후 EU와의 탈퇴 협상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야당 노동당은 EU 시민권자들의 영국 내 지위를 기존대로 보장해야 한다는 안을 발의했으며 6일(현지시간) 각료들이 대거 기권한 가운데 이뤄진 하원 표결에서 이 발의안은 245대 2로 통과됐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이 발의안에 법적 효력은 없으나 통과된 만큼 하원이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내놓은 셈이 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보수당 소속 보리스 존슨 의원(전 런던시장)도 정부에 반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탈퇴 진영은 영국에 있는 EU 시민의 권리를 보장할 것이라고 여러 번 안심시켰고, 여기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며 "도덕적·인도적 이유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에서도 최대한 이들을 안심시키는 게 맞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투표에서 잔류파에 섰던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은 영국에 있는 EU 시민의 권리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논의돼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메이 장관을 지지하는 필립 해먼드 외교장관도 다른 회원국이 약속하지 않은 가운데 영국에 있는 EU 시민에게 변함없는 지위를 보장해주는 것은 "해외 거주하는 영국민들을 헐값에 파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메이 장관과 총리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은 "이미 영국에 들어와 거주하고 일하는 EU 친구들의 권리를 보장할 것"이라며 "그들에게 협상에서 거래 조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히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 예비내각의 내무 담당인 앤디 버넘 의원은 메이 장관이 EU 시민을 총리 경선에서 보수당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사용하면서 토론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원의 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버넘 의원은 성명을 내고 "하원의 분명한 뜻을 정부가 뒤집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메이 장관은 하원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지체 없이 EU 시민의 법적 지위를 확인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영국에 거주하는 EU 시민권자는 약 300만 명으로 추정되며 다른 EU 다른 회원국에 거주하는 영국 국적자는 약 120만 명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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