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자율, 너무 낮아서 의미 있나요?"
"일일이 계좌번호 넣고 송금하기 귀찮지 않으세요?"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6일 경기도 판교의 출범 준비 사무실에서 연 '주요 사업모델 및 향후 계획' 프레젠테이션에서 던진 질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질문에서 이르면 올해 말 문을 여는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차별화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연 1%대 이자가 너무 적으니 제휴한 음원·게임사이트와 쇼핑몰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이자로 얹어주는 것, 계좌번호 입력과 공인인증 등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여 거래를 최대한 빠르고 간편하게 만들겠다는 게 인터넷은행들의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계좌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친구에게 '톡'하듯 하는 '간편 송금'이 핵심사업이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톡이 간편 송금의 든든한 배경이다.
예금이자를 현금은 물론 음원, 게임머니 등 다양한 포인트로 받는 등 '내 마음대로 선택하는 이자'도 선보인다.
예를 들어 이달 은행이자를 2만원 받는다면 1만원은 현금으로, 3천원은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7천원은 멜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료로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디지털 이자를 손쉽게 쓸 수 있도록 카카오 게임·택시·대리운전과 멜론 등 음원 사이트, 옥션 등에서 쓸 수 있는 '카카오 유니버설 포인트'가 구축된다.
또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국민은행 등 주주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은행과 신용평가를 차별화, 중신용자에게 합리적 대출금리를 제시할 예정이다.
G마켓·옥션을 기반으로 장사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간편대출도 출시한다.
신용평가는 이베이 회원 활동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로 하게 된다.
판매용품의 특수성과 매출을 반영해 유연한 상환 계획도 제시할 계획이다.
지점에서 상담해줄 수 있는 직원이 없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카카오 금융봇'을 출시한다.
카카오뱅크 이용자가 "신혼부부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은 어떤 것이 있나요"라고 '톡'하면 답해주는 방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1~12월 본인가를 신청해 내년 초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모바일 종합은행'을 표방하고 있다.
10분 안팎이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해 예금·대출·송금·결제·자산관리에 이르는 모든 은행업무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완벽한 비대면 거래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카카오톡' 같은 강력한 기반은 없지만 휴대전화, 이메일, 휴대폰 문자 등 최소 인증 절차를 거치는 간편 송금이 강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도 KT 통신요금 납부 데이터베이스, BC카드 결제 데이터 등을 기존 신용정보에 추가해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 10%대 중금리 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통신서비스, 미디어, 카드, 보험, 증권, 편의점을 넘나들며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디지털 이자'를 주는 예금상품을 출시한다.
편의점을 거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주주사, 제휴사의 오프라인 채널로 이용자들이 은행에선 받을 수 없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박경훈 케이뱅크 이사는 "저금리 기조하에 가격(수수료·예대금리 등)으로 기존 은행과 경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른 산업과 제휴를 통한 상품의 혁신성으로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