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유난히 복잡했던 6월 부동산 시장

[취재파일] 유난히 복잡했던 6월 부동산 시장
 2016년 6월은 부동산 시장에 있어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한 달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심리적인 요인이 아주 큰 부동산 시장은 보통 호재와 악재가 주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6월 한 달은 그야말로 정신이 없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6월 9일 한국은행에서 기준 금리를 기존의 1.50%에서 1.25%로 낮추겠다고 깜짝 발표하니 시장은 더욱 들썩였습니다. 강남 재건축 시장과 주변으로 전국에서 투자금이 몰리고 이러한 영향은 서울 전체로 번져 지방 분양시장은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을 더 달아오르게 하는 호재로 작용하는 게 보통인데 대출 금리를 낮추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 등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부담이 덜해지는 이유입니다.

또 예금 금리도 낮아지기 때문에 여유 자금을 가진 사람들은 이자 소득에서 재미를 보지 못해 그 자금을 빼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 소득을 보장해주는 부동산쪽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당연한 원리는 6월 중반까지 수도권 지방 시장의 양극화 이른바 '디커플링' 현상을 더 뚜렷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방의 수요가 몰린 곳이 있었으니 바로 신공항 이슈가 작용한 밀양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6월 24일 전에 신공항 선정지를 발표하겠다고 했으니 이미 1년 여 전부터 거래가 시작된 이 주변 지역은 몇 달 전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호가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밀양의 경우 3.3㎡ 평균 가격이 2009년 20만 원 정도였던 땅 값이 올 6월엔 60만 원을 넘길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국토교통부는 파리공항공사엔지니어링의 용역 결과를 토대로 밀양도 가덕도도 아닌 김해 공항 주변을 넓혀 신공항을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7년 간 밀양 주변에서는 여의도 면적보다 넓은 지역이 주인이 바뀌면서 거래됐는데 지금은 잔금 치르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리니 아마 이 지역에는 이보다 더 큰 악재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전국을 흔들었던 신공항 사태가 지난 뒤 겨우 사흘 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충격이 다가왔습니다. 이 브렉시트는 전세계 주식시장을 한순간에 폭락장으로 만들었고, 세계 증시에서 시가총액 3천 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다시 떨어지고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값 상승, 엔화 상승을 이끌었는데 영국 부동산 시장의 경우엔 자산과 소비량이 줄면서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질 거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중심지엔 30㎡ 넓이의 방 하나 짜리 작은 아파트가 5억에 가까운 런던의 집 값이 얼마나 내려갈 지 모르겠지만 국내 부동산 시장도 브렉시트로 인해 어떤 여파가 있을지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주식 시장의 충격은 예상 외로 오래가지 않았고 회복 중인 가운데, 일부는 해외 건설 수주량이 줄어 국내 건설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로 인해 미국 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지고 오히려 연내 국내 기준 금리는 한 두 차례 더 인하할 수 있어 실제로 우리 부동산 시장에 꾸준히 돈이 몰리는 일종의 호재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 얘기는 사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됐는데 이런 분석 역시 무조건 맞다고 볼 수 있을까요.

 -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게 되고 이에 따라 대출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부동산 시장에 몰렸던 여유 자금도 다시 달러 등 다른 투자처로 빠져나가 시장이 급격히 하락할 것- 이란 원리와 경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변화되는 상황은 계속 예상을 벗어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정부가 강남 부동산 열풍을 잠재우고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가계 부채를 잡기 위해 마음 먹고 내놓은 집단 대출 규제 정책은 시장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 놓았습니다.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 그리고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도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박근혜 정부가 하나하나 풀어갔던 부동산 규제를 없애는 흐름이 사실상 처음으로 거꾸로 돌아선 모습입니다.

일단 시장에서는 전체 부동산 시장에 타격이 크다는 의견과 정책에 적응되면 결국 시장에 큰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갈려 사실 그 폭발력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2016년 6월은 참 많은 변수들이 시장을 흔들며 많은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든 기록적인 한 달이었습니다. 다가올 하반기에도 어떤 글로벌 경제 이슈와 정책적 판단이 시장에 개입될 지 알 수 없어 역시 시장은 당연해 보여도 당연하지 않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는 이야기가 유난히 많이 나오는 듯 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