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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남중국해 '화전양면 전술'…"필리핀 소송 취하하면 경제지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12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앞두고 중국이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강행하는 압박 작전과 동시에 소송 제기국인 필리핀에 대한 대화 제의라는 '화전(和戰) 양면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4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필리핀이 지금이라도 소송을 취하한다면 필리핀과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양국 간 협상에 과학 연구 분야의 공동개발과 협력 등의 이슈가 포함될 것"이라면서 "필리핀은 협상 개시 전에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 낸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차이나데일리의 이런 제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끄는 필리핀 신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소송 취하의 대가로 과학 분야와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베니그노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 정부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 회원국 가운데 중국에 가장 적대적인 태도를 취해왔으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과의 원만한 해결을 원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직후 열린 내각회의에서 남중국해 갈등의 '연착륙'을 희망했는가 하면 취임 연설에서도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은 데 대해 중국은 기대를 걸고 있으며, 여러 가지 지원을 조건으로 한 소송 취하 제의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필리핀은 자국령으로 주장해온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를 포함해 사실상 남중국해 전역에 대해 중국이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을 그어 영유권을 주장하자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위반이라며 2013년 PCA에 소송을 냈다.

중국의 남해 9단선 안에는 필리핀 이외에도 베트남·말레이시아·대만·브루나이가 주장하는 해역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필리핀의 PCA 소송은 사실상 '중국 대 아세안 국가'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은 아세안 국가의 입장을 편들어 왔다.

PCA 판결이 법적인 강제력이 병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남중국해에 대한 국제질서를 제시하는 것으로서 항행권 자유를 이유로 미국과 일본 등 '외세'의 개입을 합리화할 수도 있어 중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가 연간 해상물동량이 5조 달러(5천733조5천억 달러)에 달하고 전략적인 해상 요충지라는 점에서 PCA의 판결은 중국의 독점적인 영유권을 부정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중국은 나름대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해왔다.

중국은 우선 자국의 영유권을 부정하는 PCA 재판 결과에 대해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으며 차이나데일리 이외에 인민일보·신화통신·중국중앙(CC) TV 등 관영 매체들을 통해 남중국해 영유권의 정당성을 연일 설파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우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대상국 가운데 이미 말레이시아를 우군으로 만들었고, 브루나이와 대만에 대해서도 영향력 행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베트남과 필리핀을 거친 상대로 여기고 있으며 필리핀이 '설득'된다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법은 비교적 순조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이달 취임한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공을 들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국은 그러면서도 PCA 판결을 앞두고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미 국가해사국 홈페이지를 통해 5일 오전 8시부터 PCA 판결 하루 전인 11일 오전 8시까지 남중국해 일대에서 군사훈련이 진행될 것이라며 일반 선박들의 진입을 금지한다고 통지했다.

훈련 해역도 하이난(海南) 섬을 포함해 영유권 분쟁도서인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를 포함해 베트남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마이웨이' 행보는 국제사회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건설, 첨단무기와 신형군함 배치 등의 행보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는 PCA 판결이 중국에 불리하게 나오면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 일대 방공식별구역 설정, 유엔해양법협약(UNCLOS) 탈퇴 등 강공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립 95주년 기념식에서 "그 어떤 외국도 우리가 핵심이익으로 거래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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