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일본 정부와의 형사사법 공조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 비리 수사팀은 일본롯데물산의 지배구조와 이익 처분 등에 관련된 회계자료 등을 파악하고자 최근 우리 법무부에 사법공조 요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했습니다.
일본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의 원료 구매 중간에 끼어들어 거액의 부당 수수료를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업쳅니다.
그동안 롯데그룹 측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어음 이자를 낮추고자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을 이용했고 그에 대한 정당한 수수료를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해왔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소명 자료 요구에는 '일본 주주의 반대' 등을 이유로 거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일본의 회계자료 공시제도가 우리나라와 많이 달라 구체적인 방식은 일본 사법당국과 협의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비자금 의혹과 함께 불투명한 지배구조의 실체를 파헤쳐보겠다는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를 중심으로 한국, 일본 계열사 순환출자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난마처럼 얽히고설킨 지분구조 탓에 그룹 내 정확한 돈의 흐름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의 한일 사법공조 개시가 롯데 측의 수사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롯데 측은 검찰이 지난달 10일 그룹 차원의 압수수색 전후로 수사 관련 주요 자료를 폐기·은닉하는 등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습니다.
또 일본 롯데물산 등의 경우처럼 일본 내 계열사와 관련된 사안은 주주반대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해왔습니다.
하지만, 한일 사법공조가 성사된다고 해도 의미 있는 자료를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어 자칫 수사가 장기화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