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가계와 기업, 정부 등 우리나라 경제 3주체의 부채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4일 경제계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2013년 처음 1천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천2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11.4% 늘어난 1천223조7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 원리금상환액이 가처분 소득의 40%가 넘는 '한계가구' 수는 2012년 132만5천가구에서 2015년 158만3천가구로 3년 새 20% 가까이 뛰었다.
늘어만 가는 것은 가계부채만이 아니다.
지난해 기업대출도 전년 대비 6.9% 늘어난 943조3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업대출 규모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난 959조원을 나타냈다.
연내 1천조원 돌파도 가능한 상황이다.
나라 살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590조5천억원으로 전년보다 57조3천억원 증가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대 수준이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지난해 37.9%까지 급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5.2%)과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가채무에 비영리공공기관과 비금융공기업 부채까지 합치면 총 공공부문 부채 규모는 1천조원에 육박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10조원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정부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사회보험의 고갈도 큰 부담이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기금은 이미 세금으로 보전하는 상황이고, 사학연금 등 다른 사회보험도 조만간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경제계는 가계는 물론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시행해 각 경제주체의 부채상환 능력을 향상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산업 육성 등을 위한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와 수도권 규제 완화 등 기업의 투자 확대를 이끌어낼 기반을 조성하고 새로운 직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외국에 있는 직업 중 보조교사, 보조의사 등 우리나라에 도입되지 않았거나 활성화되지 않은 직업 11개를 육성할 경우 20만5천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브렉시트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해서 움츠러들면 경제 3주체의 부채 규모는 더 확대될 뿐"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신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