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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의 힘'…미 민주 정강정책에 최저임금 15달러 등 관철

미국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비록 대선 경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졌지만, 민주당 대선 공약의 골간을 이루는 주요 정강정책에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자신의 핵심 구상을 상당 부분 반영하는 성과를 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데일리 비스트 등 미 언론은 1일(현지시간) 공개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대선 정강정책 초안에 샌더스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샌더스 캠프의 정책담당 수석 보좌역인 워런 건넬은 같은 날 트위터에서 "민주당 정강정책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고 자평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싸워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는 조항을 관철한 것이다.

초안에는 "현행 최저임금은 사실상 '기아 임금' 수준으로, 실질적 생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 미국인들은 시간당 최소한 15달러를 받아야 하며 노조를 결성해 가입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경선 과정에서 12달러 인상안을 고수했으나 샌더스 의원의 돌풍 속에 마지못해 15달러 인상안 수용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최저임금 인상 이외에 사회보장제도 확대, 사형제도 폐지, 사설 이민자수용시설 금지, 수표 현금화 업무와 같은 우체국의 제한적 금융업 허용 등의 조항도 샌더스 의원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아울러 금융기관 중역들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이사 겸직 금지, 고액의 퇴직금 금지, 월가와 워싱턴 정가 간의 회전문 인사 금지, 역외 조세회피처를 활용한 기업들의 탈루 구멍 차단 등도 '샌더스 브랜드'로 통한다.

샌더스 의원은 다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 경제 업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완전 백지화까지는 관철하지 못했다.

샌더스 의원은 애초 TPP의 완전폐기를 정강정책에 못박을 것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내부 격론 끝에 중간지점에서 절충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에는 TPP와 관련해 "당내에 여러 다양한 관점이 있는데 많은 민주당원이 TPP가 내부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공개로 피력하고 있다", "(일부) 다른 민주당원들은 TPP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모든 민주당원은 어떤 무역협정도 노동자와 환경을 보호해야 하며, 긴급하게 필요한 처방약에 대한 접근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은 경선 막판까지 무서운 기세로 클린턴 전 장관을 맹추격했으나 연방 상·하원의원과 주지사 등 당연직 대의원인 '슈퍼대의원' 싸움에서 밀려 사실상 선거에서 졌다.

그럼에도, 샌더스 의원은 아직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지 않은 채 자신의 어젠다를 관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민주당 정강정책 초안 곳곳에 샌더스 의원의 색채가 묻어나는 것도 그의 이런 전략이 통한 결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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