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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정부도 어린이집도 다 미워요!"…뿔난 전업주부들

[리포트+] "정부도 어린이집도 다 미워요!"…뿔난 전업주부들
“같은 보육료 받으면서 등 · 하원 빠른 전업주부 선호하던 어린이집이 이제는 위장취업까지 하랍니다. 정말 정부도, 어린이 집도 꼴 보기 싫어요.”

맞춤형 보육 시행을 하루 앞두고 인터넷 ‘맘 카페’에는 전업주부의 하소연이 홍수를 이룹니다.
“맞춤형 보육땜에 머리아파요ㅠ”,  “맞춤형보육 걱정이에요”, “맞춤보육땜에 우울하네요” 등으로 걱정을 호소하는 제목의 글이 넘쳐납니다.

걱정의 배경에는 어린이집으로부터 눈칫밥 먹는 신세가 된 현실이 있습니다. 전업주부는 종일반 신청 대상이 아닌데도, 어린이집 원장들로부터 종일반에 들라고 은근히 압박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종일반에 들기 위해 전업주부들은 팔자에 없는 ‘위장취업’을 해야 할 판입니다. 

‘위장취업 맘’의 등장,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 위장취업 위해 '다단계'까지

맞춤형 보육은 어린이집을 종일반과 맞춤반으로 2원화해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맞벌이 부부처럼 아이를 장시간 돌볼 수 없는 가정에는 종일반(12시간) 보육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전업주부 가정에는 맞춤반(약 7시간)보육을 각각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원금을 달리했습니다. 맞춤반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종일반의 80% 수준으로 줄인 것이죠. 때문에 일부 어린이집은 지원금을 더 받고자 학부모들에게 위장취업을 해서 종일반에 들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손쉬운 방법은 고용노동부의 구직포털인 ‘워크넷’에 구직신청 등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증빙자료로 제출하면 단기적인 종일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위장취업하는 다양한 방법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공유 중입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자영업자를 통해 거짓으로 취업을 증명하거나 지인의 사업자등록증명원에 이름을 넣는 것이 그나마 수월합니다. 

일부 전업주부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능력개발 교육과정에 신청해 구직 활동자로 등록하기도 합니다. 품 구매에 돈이 들어도 다단계 업체 회원으로 가입해 근로자 증빙을 신청하는 이도 있습니다. 
● 위장취업까지 꼭 해야 하나?

어린이집은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면 보육의 질이 떨어지고, 예산 부족으로 교사 수를 줄이거나 인건비를 삭감해야 한다고 토로합니다. 어린이집이 보육의 질을 운운하면서 맞춤반 대상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종일반 아이와 다른 대우를 받을지 모르니 위장취업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 어린이집 보내는 전업주부 ]
“저에게 위장취업할 곳 없느냐고 원에서도 힘들다고 하는데, 이미 친구들과 담임선생님 너무 좋아하며 잘 다니는 딸 눈치 보이게 하고 싶지 않고 정말 답답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전업주부의 위장취업 움직임에 대해 취업 여부를 정확히 파악해 허위 신고를 가려내겠다고 밝혔습니다.

[ 보건복지부 ]
“맞춤형 보육이 시작되면 취업 확인 조사를 포함해 사후 관리를 할 계획이며, 허위 서류로 종일반을 이용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그러나 정부 지원금을 위해 위장취업을 요구하는 어린이집과,'위장취업 맘’이 등장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살피지 않은 채 이를 단속하겠다는 정부에 대해 많은 전업주부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임태우·장아람 / 그래픽 디자인: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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