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중국이 바빠졌다.
EU 내부에서 가장 친중국적 행보를 보였던 영국이 EU를 이탈함에 따라 그간의 유럽외교 및 안보 전략, 경제무역·금융 정책 등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영국은 EU 국가중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에 가장 먼저 손을 든 나라이자 중국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시장경제지위' 부여와 EU과 중국의 양자투자협정(BIT) 체결을 지지해온 국가이기도 했다.
중국이 EU 내부의 '중국 대변자'를 잃게 된다는 것은 유로존이라는 거대 경제체와의 관계가 훨씬 더 복잡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은 올해 말로 예정된 시장경제지위 확보도 더욱 어려워졌다.
아울러 브렉시트 이후 유럽 내부의 정치적 혼란과 상호 비판은 그간 중국과 EU간에 진행해온 각종 경제무역 협상이 뒷전으로 밀려나며 수년간 지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EU 및 영국과의 모든 경제금융협력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무엇보다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 런던이 유럽의 금융허브로서 위상에 큰 도전을 받게 됐다는데 중국의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위안화 국제화와 중국 자본의 '쩌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도 큰 영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EU 내에서 영국은 헤지펀드 거래의 85%, 외환거래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유럽 금융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영국내에서도 금융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7.6%, 고용의 4.0%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영국은 그간 중국과 함께 런던에 위안화 역외시장을 구축함으로써 금융허브로서 재도약을 모색해왔다.
지난해 런던에서 위안화로 표시된 중국 정부의 국채가 역외에서 처음으로 발행된데 이어 중영 양국의 중앙은행이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그 규모를 확대하는 등 금융협력이 숨가쁘게 진행돼 왔다.
이로써 런던은 이미 홍콩에 이어 세계 두번째 위안화 역외결제센터가 됐다.
브렉시트는 영국에 가져온 이 같은 '위안화 보너스'를 물거품으로 되돌리고, 중국도 영국을 발판으로 추진해온 위안화 국제화 전략에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EU 내 한 국가의 감독기관으로부터 설립인가와 감독을 받을 경우 다른 회원국에 지점 개설시 해당국의 추가 인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EU 금융시장의 동일인 원칙(Single Passport Rule)을 영국은 더이상 적용받을 수 없게 된다.
브렉시트에 따라 영국내 설립된 금융사들이 2018년 1월까지 별도 조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EU 역내에서 활동하는데 별도 허가가 필요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영국에 본사를 두고 역내 거래가 제한되는 해외 금융사들은 다른 유럽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금융기관들도 파리, 프랑크푸르트, 룩셈부르크 등지도 이전 분산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장밍(張明)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주임은 "중국의 영국투자는 브렉시트에 따른 환경과 조건이 비즈니스에 비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나면 냉각기를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중국은 일부 사업지를 룩셈부르크나 프랑크푸르트 같은 유럽 대륙의 다른 중심지로 이전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국은 EU 28개국 중 중국 기업과 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총애를 받은 국가였다.
중국 기업들은 줄곧 영국을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여기고 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영국 파운드화의 절하에 따라 영국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의 투자 리스크도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홍콩 봉황망은 "이번 브렉시트 여파로 인해 영국에 진출한 중국 국유기업들의 환율 손실은 그간의 모든 투자수익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왕이웨이(王義위<木+危>)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브렉시트가 유럽 통합에 대한 믿음에 큰 손상을 줌으로써 EU는 앞으로 보다 보수적이고 대륙 중심으로, 자기 중심적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유럽대륙의 이같은 불확실성은 중국에 대한 EU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對) 유럽관계 설정에서도 중국은 브렉시트로 인해 난관에 빠지게 됐다.
쑨저(孫哲) 칭화(淸華)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EU를 하나의 국가체로 봤던 중국은 영국의 이탈로 유럽에 2개의 중심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영국과 EU 간 모순을 조정 해결하는 것이 또다른 중국의 외교적 난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으로선 앞으로 영국이 경제, 전략, 투자 방면에서 계속 돈과 힘을 쏟을만한 가치가 있는지, 외교적 동반자 관계를 계속 구축해나갈 필요가 있는지를 고민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中 금융정책 손질 '발등에 불'…위안화 국제화 차질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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