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24일(한국시간) 영국이 마침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하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우려를 표시하는 한편 향후 브렉시트가 글로벌 시장에 몰고 올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질 것에 대비해 주요 경제단체별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과의 교역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교역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과 함께 EU 권역 내 다른 국가로 브렉시트의 여파가 확산하는 상황에 미리 대비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은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팀장은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영국의 EU 탈퇴가 아니라 앞으로 EU 해체 논의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되지 않겠느냐는 점"이라며 "대외 의존도가 높고 금융산업이 취약한 한국으로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무역주의 시대에 신중상주의가 도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은 우리나라 전체 교역량의 1.3% 수준에 불과하다"면서도 "EU 탈퇴 시에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다시 맺어야 하는데 이를 유예기간 2년 안에 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영국과 우리나라의 교역 규모가 크지 않아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 같다"면서 "오히려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 팀장은 "벌써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면서 달러와 엔화가 폭등하고 있다"며 "외국계 자금이 아시아 신흥국과 우리나라에서 대규모로 빠져나가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우리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더 큰 우려는 EU 탈퇴가 영국에 국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라며 "그동안 EU 탈퇴를 저울질했던 그리스, 덴마크, 스웨덴 등이 영국에 영향을 받으면 EU 체제 자체가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우리나라가 영국과 새로운 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는 "브렉시트로 EU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금융 불안과 실물경제 위축이 유럽과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협은 또 "앞으로 영국의 EU 탈퇴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나라는 영국과 새로운 FTA 체결에 나서고 EU·영국에 대한 수출과 투자전략도 새로 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영국의 EU 탈퇴로 충격을 받은 금융시장이 빨리 안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