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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축구 종가' 잉글랜드, 50년 무관의 한 풀까

어젯(16일)밤 유로 2016 조별리그에서 잉글랜드가 남 같지 않은 남, 웨일스를 상대로 2대 1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사실 잉글랜드는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 종주국이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메이저 대회만 나가면 번번이 무너져서 국제적인 경쟁력은 딴판이었는데요, 이번에는 50년의 징크스를 씻어낼 수 있을까요? 권종오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지난 1966년 7월 30일 축구의 메카로 불리는 유서 깊은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을 홈팬들의 환호와 감격이 뒤덮었습니다.

피파 월드컵 결승전에서 9천7백 명에 가까운 대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잉글랜드가 서독을 4대 2로 물리치고 세계 축구의 정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잉글랜드팀에 우승컵을 전달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아직 살아있지만, 아쉽게도 그 장면을 목격했던 사람 중 상당수가 세상을 떠났고 잉글랜드 축구는 자국민들에게 그때의 기쁨을 다시는 주지 못했습니다.

이후로 월드컵에서 우승은커녕 결승에도 오른 적이 없고, 다음 가는 권위를 지닌 유럽축구선수권에서도 1964년 첫 참가 이래 여지껏 단 한 번도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968년과 96년 대회에서 거둔 두 번의 3위가 역대 최고 성적입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잉글랜드 특유의 아집을 최대 원인으로 꼽습니다.

전술 변화에 무관심한 채 자기만의 고루한 스타일을 너무 오래 고수해왔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맨 파워도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합니다.

1980년대 마이클 오언 등 간판스타는 꽤 있었지만, 메시나 호날두 같은 슈퍼스타들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알고 보면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잉글랜드 국적의 선수도 30%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운이 없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데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대결했는데 마라도나의 이른바 '신의 손' 사건으로 억울하게 져서 탈락했고 바로 다음 회인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준결승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16강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각각 서독과 아르헨티나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한마디로 지난 50년간 아일랜드 축구는 낙후된 전술에 정상급 스타 플레이어들의 부족, 그리고 약간의 불운이 결합돼 메이저 대회 무관이라는 결론에 이른 겁니다.

그렇지만 현재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로 2016은 50년 묵은 한을 풀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일단, 사령탑인 로이 호지슨 감독이 결과를 중시하는 현실주의자라는 점이 눈에 띄고, 또 제이미 바디와 웨인 루니, 헤리 케인 등으로 구성된 공격 라인도 화려하기 때문입니다.

세대교체를 거친 잉글랜드가 이번만큼은 축구 종가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유로 2016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축구 종가' 잉글랜드 50년 무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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