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단톡방 성희롱, 결국 총장 나서서 사과

<앵커>

고려대학교 남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여학생들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1년 가까이 성희롱했다는 사실이 폭로됐습니다. 외모 비하 발언에 지하철 몰카 사진까지 공유했는데, 파문이 확산되자 결국 총장이 나서서 사과했습니다.

전병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그제(13일) 고려대학교에 붙은 대자보입니다.

고려대 남학생 8명이 지난해 7월부터 약 1년간 카카오톡 단체 방을 만들어 함께 수업을 듣는 여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성희롱해왔다는 폭로가 담겨 있습니다.

카카오톡 단체 대화 속엔 비속어와 은어를 사용해 여학생들을 성희롱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외모에 대한 비하 발언도 이어졌고, 지하철에서 몰래 찍은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 학생만 30명이 넘습니다.

[이기쁨/고려대 대학원생 : 이런 식으로 언어 성폭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많이 보긴 했는데,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하니까 그게 더 충격적인 거 같아요.]

결국 폭로 사흘 만에 염재호 총장까지 나서 사과했습니다.

"교육철학에 위배되는 매우 심각한 사건이 벌어졌다"며 "충격과 실망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이남호/고려대 교육부총장 : 대학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습니다. 고려대학교에선 이 일을 매우 엄중하게 다룰 것입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들도 사과문을 내고, 자신들이 발언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학교 측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특별대책팀을 꾸려 진상 조사를 벌이고, 학칙에 따라 가해 학생들을 처벌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유미라,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