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산은, 대우조선의 방만 경영·분식회계 방치"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사태가 커진 데는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방만 경영과 분식회계 정황을 방치하는 등 관리 업무를 태만한 요인이 있었다고 감사원이 지적했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산업은행은 분식회계 적발을 위해 '재무 이상치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지만, 대우조선해양에 이를 적용하지 않아 부실한 재무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고 적기에 대응할 기회를 놓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를 분석하면 재무 자료의 신뢰성을 극히 의심해야 하는 최고 위험등급으로 확인된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40개 해양 플랜트 사업에 대해 자료를 재검토했고, 2013년과 2014년 두 해 영업이익이 1조 5천여억원 과다 계상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산업은행 퇴직 간부인 대우조선해양 재무 책임자는 이사회에서 모든 안건에 찬성하는 등 거수기 역할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이 조선업과 직접 관련 없는 회사에 무분별하게 투자하는 걸 막지 못했고 9천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수조원이나 되는 상황에서, 8백억원대 격려금이 지급되는 과정도 그래도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는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영업손실 때문에 산은이 경영관리단을 파견하고, 직접 자금을 관리 통제하던 시기였습니다.

감사원은 당시 산업은행 회장 등 임원 3명이 격려급 지급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 감독이 미흡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동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은 최소 조업 유지 물량만 수주하도록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놓고도, 이를 느슨하게 적용해 영업 손실액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3년 수출입은행이 당초 정한 조업 유지 물량은 22척이었지만, 44척까지 수주하도록 허용해 영업손실액은 580억원 가량 늘었고, 경영 정상화 목표 시기도 당초 2015년에서 2019년으로 미뤄졌습니다.

감사원은 업무를 태만히 한 두 은행 경영진 5명에 대해 금융위원회에 통보하고, 산은과 수출입은행에 관련자 7명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