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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아닌 가족이 학대…눈물짓는 노인들 '먹먹'

<앵커>

나이 드는 것도 서러운 일인데, 학대까지 시달리는 노인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노인 학대의 가해자는 대부분 모르는 남이 아니라 가까운 주변 사람들입니다. 가해자의 70%가 가족으로 그 가운데서도 절반이 넘는 36%는 아들이었습니다. 이어서 배우자와 딸, 며느리 순으로 가해자가 많았습니다. 가해자의 나이가 예순이 넘는 이른바 노-노학대도 5년 새 87%나 늘었습니다.

내일(15일)은 노인학대 인식의 날인데, 안서현 기자가 한국 사회, 노인 학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홀로 사는 70살의 이 할머니는 아들, 딸과 연락이 끊긴 지 5년이 넘었습니다.

[A 씨 (70세) : (자식들이) 숫제 연락도 하지 말래요. 우리는 연락을 안 하고 사는 게 좋겠대. 나를 버린 거지 뭐.]

버림받아도 자식들을 원망하지 않고 이웃에 얘기하지도 않습니다.

[자식들이 (부모를) 죽이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지난해 노인 학대 가해자 가운데 아들이 36%로 가장 많았고 딸까지 합치면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버림받거나 질환에 시달려도 끼니와 치료를 거르고 주변의 도움도 거부하면서 자포자기의 삶을 사는 즉 자기 방임도 1년 전보다 34% 늘었습니다.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장 : 자기가 자식에게 짐이 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방임을 하는 거예요. 부양의 부담을 경감시켜 줄 수 있는 국가적인 제도라든가 지원이 필요한 거죠.]

평균 수명이 늘면서 고령의 배우자나 자녀에게 학대를 당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노-노(老-老)학대는 가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고령화와 노인 빈곤 등의 사회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숨겨진 피해자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정확한 실태 파악과 원인 진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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