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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취재파일②] 한계는 없다!…올림픽이 낳은 위대한 기록

[편집자 주]

오는 8월5일(현지 시간) 브라질의 세계적 미항인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구촌 축제’인 제31회 하계 올림픽이 화려한 막을 올립니다. 남미 대륙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올림픽이어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SBS는 지난 120년 동안 올림픽이 낳은 불멸의 스타, 감동의 순간, 잊지 못할 명장면,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각종 에피소드를 담은 특별 취재파일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특별 취재파일이 올림픽에 대한 독자의 상식과 관심을 확대시켜 리우올림픽을 2배로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전무후무 200m-400m 동시 제패’ 마이클 존슨

120년 하계올림픽 역사에서 대표적인 육상 단거리 종목 스타를 꼽자면 제시 오웬스(미국), 칼 루이스(미국),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단연 먼저 떠오릅니다.

제시 오웬스(1936년 베를린 올림픽)와 칼 루이스(1984년 LA올림픽)는 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를 제패해 4관왕의 위업을 이뤘고, 우사인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100m, 200m, 400m 계주를 석권하며 사상 최초로 2회 연속 3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위대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1990년대 남자 200m와 400m 최강자였던 미국의 마이클 존슨입니다. 존슨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 가운데 최초로 200m와 400m를 동시에 석권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200m와 400m를 동시에 석권한 선수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제시 오웬스와 칼 루이스, 우사인 볼트를 비롯해 올림픽에서 100m와 200m를 동시에 우승한 선수는 현재까지 9명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200m와 400m 동시 석권은 존슨 한 명 뿐으로 그만큼 인간 한계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00m는 스피드와 가속도, 막판 스퍼트가 중요한 단거리 종목인 반면, 400m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중거리 종목으로 성격과 주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키 185cm인 존슨은 상체가 긴 반면 다리는 짧은 체형인데 이에 맞게 개발한 자신만의 독특한 주법으로 두 종목을 동시에 제패했습니다.

대부분의 단거리 선수들이 상체를 앞으로 굽히고 주폭을 길게 하는 반면, 존슨은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발을 자주 내디뎌 주폭을 짧게 하는 이른바 ‘숏다리 주법’을 구사했는데, 이는 스피드 유지에서 탁월한 효과를 봤습니다. 당시 100m를 존슨의 속도로 달리는 선수는 전 세계에서 100명에 육박했지만 200m 결승선까지 그 속도를 유지하는 선수는 존슨이 유일했습니다.
마이클 존슨 일명 '숏다리 주법'
존슨은 1991년 도쿄 세계선수권 200m와 1993년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995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에서 200m와 400m를 모두 석권하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신화 창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애틀랜타 올림픽의 최대 관심사는 존슨의 두 종목 제패 여부였고, IOC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남자 200m 예선과 400m 결승이 다른 날 열리도록 일정을 조정하며 그의 두 종목 제패 도전을 도왔습니다.

존슨은 올림픽 한 달 전(6월 24일)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200m를 19초 66에 주파하며 17년간 묵었던 세계 기록(19초 72)을 갈아치웠습니다. 그리고 올림픽 무대에서 거침없는 질주로 홈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400m에서 43초 49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여유 있게 우승했습니다.

그리고 200m 결승에서는 19초 32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사상 첫 200m와 400m 동시 제패라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자신의 기존 세계 기록을 39일 만에 무려 0.34초 앞당기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경이적인 기록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100m를 9초 20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주파했습니다. 12년 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사인 볼트가 19초 30을 기록할 때까지 존슨의 이 기록은 범접할 수 없는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마이클 존슨 200m 세계신기록

● 몸무게의 3배 이상을 들어 올린 ‘나임 슐레이마놀루’
나임 슐레이마놀루 (서울올림픽)
1988년 9월 20일 서울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졌습니다. 주인공은 남자 역대 60kg급에 출전한 터키의 나임 슐레이마놀루. 당시 20살이었던 슐레이마놀루는 서울올림픽 이전까지 남자 60kg급에서 무려 65차례에 걸쳐 세계신기록을 작성해 ‘신기록 제조기’, ‘작은 헤라클레스’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자연스럽게 슐레이마놀루가 서울올림픽에서도 세계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슐레이마놀루는 키 155cm의 작은 체구에 곱상한 외모를 지녔고, 바벨을 들어올리기 전 입을 크게 벌린 뒤 힘찬 기합과 함께 바벨을 들어올리는 특유의 동작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가 기합 소리를 내뿜을 때마다 역도의 새 역사가 써졌습니다.

인상 1차 시기부터 괴력을 과시했습니다. 인상 1차 시기에서 145kg을 들어 올려 올림픽신기록(종전 130kg)을 가볍게 넘어선 뒤  2차 시기부터 본격적인 세계 신기록 행진에 들어갔습니다. 인상 2차 시기에서 150.5kg을 들어 올려 세계신기록(종전 150kg)을 수립한 그는, 3차 시기에서 152.5kg을 들어 올려 또다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용상에서 더욱 놀라운 기록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용상 1차 시기에서 175kg을 들어 올려 올림픽 신기록(종전 160kg)을 수립했습니다. 그리고 2차 시기에서는 한꺼번에 13.5kg을 늘려 세계 기록인 188.5kg에 도전했습니다.

모두들 숨죽이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한 가운데 그는 힘찬 기합과 함께 1차로 역기를 가슴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순간적으로 휘청거렸지만 곧바로 중심을 잡았고 성공을 알리는 부저 소리가 울렸습니다. 당시 체중이 59.7kg이었던 슐레이마놀루가 ‘인간이 자신의 몸무게의 3배 이상을 들어 올릴 수 없다’는 통념을 깨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순간이었습니다.

모두의 놀라움을 뒤로 하고 술레이마놀루는 한 발 더 나아가 3차 시기에서 190kg에 도전합니다. 2차 시기 때보다 오히려 더 가볍게 3차 시기를 성공시키면서 모두를 경악케 했습니다. 190kg를 들어 올리면서 슐레이마놀루는 자기 몸무게의 3.18배를 들어 올렸고, 하루에 세계 신기록을 6개나 작성했습니다.

원래 터키계 불가리아인이었던 슐레이마놀루는 1986년 불가리아의 소수민족 탄압정책에 반발해 터키로 망명했고, 서울올림픽에서 자신을 등지게 한 불가리아를 향해 보란 듯이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의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경이로움을 선사했습니다. 그는 이후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제패해 역도에서 사상 첫 3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 영원한 전설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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