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는 이제 시작이지만, 관련 기사들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검찰 출입 기자들은 저마다의 '단독' 기사를 쏟아내며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굵직한 사건 수사 초기엔 늘 있는 일이지만 이번 롯데 수사의 경우에 눈에 띄는 점은 기사의 방향과 주제는 물론, 소재조차 다 다르다는 겁니다. 오늘(13일) 아침 일부 조간 신문에서 롯데 관련 기사들을 꼽아봤습니다.
- 롯데 수백억 얹어 신격호 땅 사줬다
- 롯데시네마 매점 비자금 의혹 수사
- 롯데 수백억대 역외탈세 집중 수사
- 롯데 동탄 2백화점 사업 금품로비 수사
- 롯데, 계열사 2곳 자산 저평가…호텔롯데 헐값으로 넘겨
- 롯데쇼핑 대홍기획 수상한 거래
일단 등장하는 회사 이름이 참 다양합니다. 호텔, 쇼핑, 백화점, 대홍기획, 시네마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돕니다. 물론 이런 의혹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만, 검찰이 수사의 대상으로 삼을 만한 '롯데가의 소재'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깁니다. 앞으로 어떻게, 또 어디까지 수사가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사실 롯데는 이미 드러난 다른 '잘못' 만으로도 사면초가 상태였습니다.
롯데 입장에선 '왜 하필 우리인가' 하고 억울해 할 수도 있겠지만 밖에서 롯데를 바라보는 입장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재계 5위라는 위상에 걸맞는 기업 윤리와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지 못한 책임은 롯데 스스로 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생에게 줄곧 밀리던 형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신동빈 회장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단 얘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달 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형제간 표대결이 다시 펼쳐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형이나 동생이나 다 할 말은 있겠습니다만, 지금 그 얘기 듣고 고개 끄덕여 줄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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