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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하필 롯데인가? 역시 롯데인가?

[취재파일] 하필 롯데인가? 역시 롯데인가?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적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동시 다발적 압수수색에 검사와 수사관 240여 명을 투입하는 등 이번 수사는 전격적이고 대규모입니다. 그룹의 브레인인 정책본부는 물론,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까지 수색하면서 수사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굳이 숨기지 않았습니다. 롯데 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표현도 현재로선 그리 과하지 않아 보입니다.

수사는 이제 시작이지만, 관련 기사들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검찰 출입 기자들은 저마다의 '단독' 기사를 쏟아내며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굵직한 사건 수사 초기엔 늘 있는 일이지만 이번 롯데 수사의 경우에 눈에 띄는 점은 기사의 방향과 주제는 물론, 소재조차 다 다르다는 겁니다. 오늘(13일) 아침 일부 조간 신문에서 롯데 관련 기사들을 꼽아봤습니다.

- 롯데 수백억 얹어 신격호 땅 사줬다
- 롯데시네마 매점 비자금 의혹 수사
- 롯데 수백억대 역외탈세 집중 수사
- 롯데 동탄 2백화점 사업 금품로비 수사
- 롯데, 계열사 2곳 자산 저평가…호텔롯데 헐값으로 넘겨
- 롯데쇼핑 대홍기획 수상한 거래

일단 등장하는 회사 이름이 참 다양합니다. 호텔, 쇼핑, 백화점, 대홍기획, 시네마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돕니다. 물론 이런 의혹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만, 검찰이 수사의 대상으로 삼을 만한 '롯데가의 소재'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깁니다. 앞으로 어떻게, 또 어디까지 수사가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사실 롯데는 이미 드러난 다른 '잘못' 만으로도 사면초가 상태였습니다.
이번 대대적 수사에 앞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으면서 당시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을 지낸 현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탭니다. 롯데홈쇼핑은 6개월 프라임 타임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올해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완공하고 자축하려던 롯데는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을 동시에 맞이하게 됐습니다. 

롯데 입장에선 '왜 하필 우리인가' 하고 억울해 할 수도 있겠지만 밖에서 롯데를 바라보는 입장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재계 5위라는 위상에 걸맞는 기업 윤리와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지 못한 책임은 롯데 스스로 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생에게 줄곧 밀리던 형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신동빈 회장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단 얘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달 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형제간 표대결이 다시 펼쳐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형이나 동생이나 다 할 말은 있겠습니다만, 지금 그 얘기 듣고 고개 끄덕여 줄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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