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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 일제 총독 글씨…철거? 보존? 논란

<앵커>

서울 곳곳에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총독들이 남긴 글씨들이 아직까지 버젓이 남아 있습니다. 철거냐 아니면 보존이냐, 논란도 여전한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1919년 독립운동가 강우규 의사는 부임을 위해 서울역에 도착한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를 향해 폭탄을 던졌습니다.

붙잡힌 강 의사는 옥사했지만, 폭탄을 피한 사이토는 새로 지은 서울역 머릿돌에 보란 듯 자신의 휘호를 남겼습니다.

강 의사 동상으로부터 불과 50m 떨어진 곳에 사이토의 글씨가 멀쩡하게 남아 있지만, 그 어디에도 글씨 내력은 어디에도 설명돼 있지 않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조선 총독의 글씨가 100년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에 시민들 마음은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지화/주부 : (총독의 글씨를) 이렇게 모셔둘 필요는 없죠. 아예 빨리 없애든지 아예 그런 거를 깨끗하게 해야죠. 그것도 이렇게 서울의 정중앙에….]

현재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옛 조선은행 본점 건물의 머릿돌엔 안중근 의사에게 처단된 초대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앞에 남은 배수 터널 표지석에도 당시 총독의 글씨가 그대로 남았습니다.

조선 총독의 글씨가 남아 있는 곳은 서울에만 8곳, 일제 잔재인 만큼 철거하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역사적 교훈을 남기기 위해 보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이순우/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 무턱대고 파괴하기보다는 그 자체를 그 교육의 자료 또는 우리의 역사를 되새기는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같은 방치는 해법이 아닌 만큼, 표지문을 만들어 총독 글씨의 유래 등을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VJ : 오세관,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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