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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금리인하, 우리 경제에 선순환 부를까?

* 대담 : 차병준 SBS 논설위원

▷ 한수진/사회자:

뉴스인사이드, 차병준 SBS 논설위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오늘 금리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내렸습니다. 전격적인 인하였죠.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그렇습니다. 당초 인하보다는 이번 달은 동결하고 다음 달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습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80%가 동결을 예상했었죠. 앞서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서 조선업 구조조정 지원을 하겠다. 이렇게 발표가 있었죠. 그리고 하루 뒤에 곧바로 금리 인하까지 한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고 봐야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인하 배경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지금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하셨는데요. 우리 경제가 도대체 얼마나 어려운 걸까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최근 경제 지표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기 대비 0.5%입니다. 지난해 3분기 1.2%, 그리고 4분기에 0.7% 했는데 여기에 훨씬 못 미치는 부진한 성적표였죠. 성적표의 내용은 더 심각합니다. 설비 투자가 –7.4%, 민간 소비는 –0.2%, 수출은 –1.1%였습니다. 우리가 보통 경기의 3대 축이라고 말하는 수출, 소비, 투자. 이게 모두 한 분기 전부 다 모두 마이너스인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죠.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에 이런 성적표 처음입니다. 연간 경제 성장률이 올해도 2%대로 저성장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이미 IMF, OECD 같은 국제기구는 물론이고 KDI 같은 국내 기관들도 잇달아 쏟아내고 있습니다. 당초 3%대로 성장률을 전망했다가 다시 다 낮춰 잡고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하반기 경제 전망 더 어둡습니다. 경제 악재들이 첩첩이 쌓여있습니다. 우선 이달 말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나죠. 소비 회복을 위해서 연장해 놓은 6개월의 시한이 끝나는 것인데, 가뜩이나 좋지 않은 내수 시장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강화로 인한 실업 발생, 그리고 9월에 아시다시피 김영란 법 시행 등도 국내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요인들입니다. 이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 이번 금리 인하로 이어진 것입니다. 앞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0.5%에 머물렀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분기 성장률이 이렇게 0.5% 이하에 그친 적 모두 4번인데요. 이때도 모두 금리 인하라는 처방을 내렸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성장률 0.5%에 금리를 내리는 전례가 이어진 셈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런데 국장님. 사실 그동안에도 경제 상황 내세워서 금리 인하 요구 계속 있었지만 한국은행은 동결 고수해오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금리 인하를 하게 된 다른 요인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은행 운신의 폭을 넓혀준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11달 동안 금리를 동결하면서 내세운 이유가 대내외 여건을 좀 더 살펴봐야 된다는 것이었거든요. 여기서 대내 여건은 잠시 뒤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국내 가계부채 상황이고, 대외 여건이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렸는데 한국은 내린다. 이렇게 거꾸로 가는 상황이 가져올 경제적 파장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 자금의 이탈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단기 수익을 따라 이동하는 핫머니의 특성 때문이죠. 한미 간의 금리 차이 한 번 볼까요?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0.25%에서 0.5%, 우리나라는 1.5%에서 이번에 1.25%로 내렸죠. 미국 금리의 상단 0.5%를 기준으로 1% 포인트 차이가 나던 것을 우리가 이번에 0.25% 포인트 내렸고, 미국이 그만큼 올린다면 차이는 0.5% 포인트 차이로 줄어들게 됩니다. 우리 금리 수준이 미국과 딱 1:1로 연계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금리 차이가 줄어들고 달러 강세까지 감안한다면 외국 투자 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당초 미국이 이 달 중에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됐고, 그래서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거는 요인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고용 동향 쇼크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지난 달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면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은 것입니다. 그래서 최소한 이 달 금리 인상은 물 건너갔고, 조금 더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미국이 이렇게 금리 인상이 주춤하는 동안이 그나마 파장을 줄이면서 우리가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시기다. 이렇게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대외 여건, 미국의 금리 인상 문제는 그렇고요. 그런데 앞서 말씀하신 대내 여건,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 아닌가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금리 인하의 걸림돌이 되어온 또 다른 문제가 바로 가계부채였죠. 1분기 가계부채 규모 1,200조 원이 넘습니다. 사상 최대입니다. 은행이 여신 심사 강화에 나서면서 증가 폭은 조금 줄었지만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가계가 금리가 훨씬 더 높은 제 2금융권으로 몰리는 이른바 풍선 효과라고 하죠. 그래서 가계 빚의 질은 더 나빠졌습니다. 돈을 빌려서 집을 사도록 하는 부동산 정책의 영향이 컸습니다. 우리 경제의 뇌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 금리를 낮추면 이자 부담이 줄어드니까 아무래도 가계부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되겠죠. 그래서 금리 인하의 걸림돌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상황은 바뀐 게 없습니다. 그런데 왜 금리를 내렸느냐. 말씀드린 대내 여건보다는 대외 여건의 변화에 더 비중을 둔 셈입니다. 가계부채 관리는 이번 금리 인하 이후의 과제로 남겨졌다고 볼 수 있는데. 잘 관리될 수 있을지는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러네요. 무엇보다 이번 금리 인하가 정말 기대만큼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을까가 관심일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금리 인하가 가져오는 선순환 효과. 이런 것입니다. 가계는 소비를 늘리고, 기업은 투자를 늘리게 해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거죠. 가장 중요한 단추가 가계의 소비를 늘리는 부분입니다. 우선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이 조금 줄겠죠. 또 낮은 이자를 받기 위해서 저축을 하느니, 그 돈을 조금 써서 행복감을 얻는 쪽으로 갈 것이다. 이런 전제가 있는 것입니다. 기업들도 낮아진 이자만큼 투자를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겠죠. 이렇게 가계소비가 늘고, 기업의 투자가 늘면 그 결과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고용이 확대된다. 그래서 경기가 회복된다는 게 선순환 효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게 이론상의 이야기고요. 그런데 이런 이론이 늘 들어맞는 것은 아니잖아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간 금리 인하로 미국은 제로 금리, 일본은 더 나아가서 마이너스 금리까지 나아간 상황에서 엄청난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 똑같이 실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경기 회복의 결과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은 소비가 늘고 경기 회복의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서 지금 다시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 됐죠. 그렇지만 일본 경제, 회복됐다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경제 여건의 차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가계지출 비용 가운데 주택 구입 모기지 비용이 높습니다. 금리가 내리는 만큼 내려간 가처분 소득이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거죠. 그러나 일본은 다릅니다. 무엇보다 재산 중에서 현금성 재산의 비중이 높습니다. 가계의 금융 자산에서 차지하는 현금 예금의 비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51%나 됩니다. 액수도 900조 엔, 우리 돈으로 9,700조 원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도 일본은 현금 결제가 60%에 이를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으로 금리가 없어졌다는 불안감이 오히려 소비를 줄이는 결과로 나타나서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그러면 우리는 어느 쪽일까요? 일본에 좀 더 가까워 보이기는 하는데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우리나라도 이런 불안 심리가 있기 때문에 일본처럼 금리 인하가 꼭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이렇게 단언할 수가 없습니다. 대출금에 대한 걱정이 태산인데, 이런 이자 부담이 조금 줄었다고 소비를 늘릴 수 있을까 싶은 것입니다. 2014년부터 이미 우리 4차례 금리를 내렸습니다. 그래서 기준금리가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이었는데도 그다지 경기 회복의 효과를 보지 못한 경험이 있죠. 그래서 돈을 풀어도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이른바 유동성의 함정이라는 게 우려가 되는 겁니다. 동맥경화를 본떠서 ‘돈’맥경화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죠. 금리 인하라는 같은 약이라도 환자의 체질에 따라서 효과가 다르게 나온 사례는 미국과 일본을 비교해서 앞서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다른 약이 없으니까 금리 처방이라도 내려 보자. 이것으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약을 쓰려면 효과가 있는 성분 이것저것 섞어서 확실하게 써야 하는 거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만으로는 지금의 저성장과 성장 잠재력 악화를 막을 수 없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런 맥락입니다. 가계부채 관리도 그렇고, 실제로 소비와 투자 심리를 높일 수 있는 미시적인 대책들이 함께 처방되어야 성장 모멘텀을 살리는 금리 인하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이것은 좀 다른 이야기인데요. 금리 인하에 속을 끓이는 사람들도 있다면서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그렇습니다.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특히 정부가 지난 2012년부터 가계부채 질적 개선 차원에서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을 권유했는데. 이 때 갈아탄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정부가 전체 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지난 해 25%, 올해 30%, 내년엔 40%로 이렇게 구체적인 연도별 목표치까지 설정을 하고. 4%대의 금리, 그리고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 같은 혜택을 제공하면서 전환을 권유했던 것입니다. 정부가 권유하니까 유리하겠다 싶어서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탄 사람들 많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초저금리 역풍을 맞으니까 높은 이자 부담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겁니다. 정부에 화가 날 만도 하죠.

▷ 한수진/사회자:

예.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SBS 차병준 논설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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