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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미세먼지, 뇌에도 침투…'뇌경색·치매' 유발

* 대담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 한수진/사회자:
 
조금 전 특파원 연결 코너에서도 OECD 관련한 얘기 나눴습니다만 OECD가 지난 달 31일에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하위권인 28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환경 부문에서 순위가 낮았는데요. 수질도 중하위권인 26위였고요. 공기오염 수준은 우리나라가 꼴찌. 회원국 가운데 가장 심각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가 공기 오염 때문이라는 건데요.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연결해서 관련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동찬 기자?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더 나은 삶의 지수 일단 이게 뭔가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는 집, 소득, 실업률 이런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교육, 건강, 환경 상태, 삶의 만족도 이렇게 인간의 행복한 삶의 조건으로 평가받는 11개 부문을 평가해서요. 2011년부터 국가별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원국들이 자국민의 행복을 위한 정책을 펴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겠죠.

이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올해 38개 국가 중 28위에 그친 건데요. 환경 부문이 순위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특히 대기오염 부문이 가장 심각했는데. 한국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29.1마이크로그램. OECD 평균보다 2배를 초과했고요.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수준보다는 3배나 더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공기가 나빠서 우리나라 떠나고 싶다는 말 요즘 많이 하시잖아요. 그게 빈말이 아니라는 게 OECD 보고서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죠. 공기가 가장 깨끗한 나라는 호주였는데요.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5.9마이크로그램.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의 5분의 1.

우리나라보다 5배 공기가 깨끗했는데 호주는 더 나은 삶의 지수 순위가 전체 2위였습니다. 살기 좋은 나라로 평가 받았다는 것이죠. 대기가 오염되면 단순히 기분만 나쁜 게 아니라 건강도 악화되고 몸이 아픈 상태에서는 행복감을 느끼기 어려우니까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미세먼지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보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악영향이 있을까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먼저 우리나라에서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한국인 7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 높아질 때마다 고혈압 발생률이 4.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급성 심정지 2만여 건을 분석했는데요.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할수록 급성 심정지 발생률이 1.3%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혈압과 심장 멈춤 현상이 늘어나면 사망률도 높아지겠죠.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00마이크로그램 높아지면 사망자가 4.4% 늘어나는데 이걸 서울에 적용해봤습니다. 서울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350마이크로그램. 이거 상당히 나쁜 상태 나쁜 지수인데요.

이렇게 되면 서울의 하루 평균 사망자가 115명에서 130명으로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세먼지가 나쁘면 서울에서만 하루에 사망하는 사람이 15명 정도가 된다는 것인데 적지 않은 피해죠.
 
▷ 한수진/사회자:
 
미세먼지가 뇌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면서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그렇습니다. 한양대병원 연구팀이 지난 10년 동안 월별 미세먼지 농도와 뇌졸중 환자 발생률을 비교했더니 미세먼지가 높았던 달에 뇌졸중 환자가 최고 26%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런 현상은 뇌혈관이 약한 60세 이상에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미국과 유럽 연구에서는 미세먼지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위험을 더 높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특이하게도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위험성을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치매와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데요. 뇌에는 강력한 보호장벽이 있어서 주사약도 잘 통과할 수가 없는데 미세먼지가 뇌에 강력한 장벽을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침투 경로는 바로 후각 신경인데요. 코로 들어간 미세먼지가 후각 신경을 타고 뇌에 전두엽에 침투한 후에 뇌 전체로 퍼지는 겁니다.

문제는 뇌가 10년 이상 미세먼지에 자극을 받으면 퇴화 속도가 빨라진다는 겁니다. 미국 하버드대가 연구했는데요.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 높아진 상황에서 10년을 거주할 경우에 뇌 인지 기능이 2년 빨리 퇴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 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요. 서울에서 10년 살면 런던이나 워싱턴보다 5년 더 빨리 뇌가 퇴화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금 2016년 우리나라 미세먼지 상태가 2012년보다 더 좋아진 게 없고 오히려 나빠졌으니까요.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고등어와 삼겹살 구울 때도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환경부 발표에 논란이 뜨거웠지 않습니까?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환경부가 환기 장치를 가동하지 않는 완전 밀폐 조건에서 고등어를 조리하면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수준에 25배가 넘는 초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었죠. 이 미세먼지 안에는 포름알데히드, 블랙카본 같은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물질들도 포함돼 있다고 해서 사실 무서웠죠, 이 발표를 들으신 분들은.

그런데 이 발표가 미세먼지를 고등어탓으로 돌리느냐, 비판이 거셌습니다. 바깥 공기의 미세먼지 중 고등어를 구울 때 나오는 미세먼지가 얼마나 차지하는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미약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깥 공기 미세먼지 중에서는요.

또 환경부가 미세먼지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 발표한 것이라 호된 질책을 받고 있고 저는 그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실내 먼지 관리 측면에서는 알아둘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남성 폐암 환자는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연 평균 0.9%씩 줄고 있습니다.

남성 흡연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반대로 여성 폐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99년 이후 연 평균 1.6%씩 7년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국립암센터에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폐암 수술을 받은 전체 환자 중에 여성은 28%를 차지했습니다. 여성도 이제 적지 않은 거죠.

그런데 여성 폐암 환자 가운데 88%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니까 여성은 대부분은 여성 폐암환자는 흡연과 무관할 가능성이 크다는 거겠죠. 비흡연자 여성 중에서 폐암이 늘어나고 있는 건 국내에서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데요.

이것에 따른 원인이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주방에서 음식을 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 농도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을 할 때는 바깥 미세먼지 농도가 나쁠 때라도 환기를 하라는 게 관련 학계의 권고사항이거든요.

그래서 요리하실 때 환기장치 켜고 창문 여는 것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바깥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절한 대책을 내놓고 그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마스크 쓰시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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