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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세탁기 안으로 흑인 밀어 넣자…2016 최악의 TV 광고

여러 인종이 뒤섞여 사는 미국에서는 정치인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인종 문제는 자주 화제로 등장하는데요, 좀처럼 인종 차별 논란이 없는 중국에서 최근 한 TV 광고가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4월부터 방영됐는데, 중국 내에서는 잠잠하다가 인터넷을 타고 해외로 퍼지면서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까지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자 중국 정부까지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정기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중국의 한 세제 광고인데요, 중국인으로 보이는 한 아시아계 여성이 자신을 유혹하는 흑인 남성의 입속에 세제를 넣고는 세탁기 안으로 밀어 넣자 흑인 남성이 짠하고 밝은 피부의 아시아계 남성으로 변했습니다.

세탁기에 옷을 넣고 빨래를 한다는 건 옷에 묻은 얼룩이나 떼, 세균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인데 흑인의 피부색을 이런 씻어내야 하는 더러운 대상에 비유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겁니다. 사람을 세탁기에 넣는다는 설정도 학대로 비춰질 여지가 있고 말이죠.

광고가 확산되자 유튜브에는 이 영상을 보고 불쾌해 하거나 경악하는 전 세계인들의 반응을 찍은 후속 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영국 BBC나 미국 CNN 같은 주요 매체들도 최악의 인종차별적 광고라는 평가와 함께 이 같은 광고가 제작될 수 있었던 중국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분석하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같은 광고를 미국에서 방송했다면 증오에 따른 범죄가 뒤따르는 등 난리가 났을 거라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급기야 해당 세제 업체는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히고 온라인으로 사과문까지 발표했습니다.

그러고도 충분치 않자 중국 외교부까지 나서 문제의 광고는 정부의 입장과 전혀 다르며 정부는 모든 국적과 인종의 평등을 존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중국 정부는 1950년대 시민 평등권 운동 등을 지원하며 흑인들의 인권 신장에 앞장서왔는데, 중국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은 흑인들과의 접촉이 많지 않다 보니 인식이 부족해서 빚어진 해프닝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양달리 교수/시카고대학교 정치과학과 : 중국 지도부는 옳은 주장을 하고 옳은 행동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중국 사회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국민들은 이런저런 고정관념을 개의치 않는 분위기입니다.]

[콩제/베이징 주민 : 중국에서는 흑인들이 차별에 저항한 역사가 길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 주제의 민감성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중국인들이 모두가 평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현재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60만 명 정도라는 조사가 있는데요, 이 가운데 흑인은 상당히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머리로는 알아도 경험이 모자라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이런 유쾌하지 않은 내용의 광고가 만들어졌을 텐데요, 우리들은 어떤지 돌아볼 일입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170만 명이 넘는다지만, 우리 일상생활 속에는 편집 없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기엔 부끄러운 말과 행동이 아직도 많을 겁니다.

▶ [취재파일] "피부색을 바꾸려고 세탁기 안에 넣었다고?!"…2016년 최악의 TV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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