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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성원, "자고 나니 신데렐라…아직도 꿈만 같아"

[취재파일] 박성원, "자고 나니 신데렐라…아직도 꿈만 같아"

"육상선수 출신 아버지와 배구선수 출신 어머니 유전자 물려받아"
"퍼터 교체 후 퍼트 '쏙쏙'…반짝 스타 보다는 꾸준한 선수 되고 싶어"

김영성 기자 yskim@sbs.co.kr

작성 2016.06.07 18:11 수정 2016.06.08 17: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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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롯데 칸타타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박성원(금성침대)은 KLPGA 투어가 배출한 또 한 명의 깜짝 스타입니다.

전남 여수 출생으로 육상·축구선수 출신인 아버지 박석우씨(51세,178cm)와 배구선수 출신 어머니 이승현씨(47세,172cm)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어린 시절부터 하는 운동마다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박성원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가 아닌 작은 외삼촌의 적극적인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조카 딸의 운동 신경을 높이 산 외삼촌이 골프채 풀세트를 사주면서 3개월 레슨비까지 내줘 얼떨결에 골프와 인연을 맺게 됐고 골프 명문 함평 골프고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미국 LPGA 투어에서 활약중인 이미향이 함평고 동기 동창이고 전인지와 장수연이 박성원의 1년 후배입니다.

박성원은 남들보다 뒤늦게 꽃을 피운 대기만성형 골퍼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고, 2012년 중앙대학교 1학년 때 프로로 전향했지만 드림투어(2부 투어)에서 정규투어까지 올라오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2015년 정규투어 상금랭킹 54위로 올시즌 조건부 시드를 얻었고, 롯데 칸타타여자오픈에는 대기선수로 예선을 거쳐 어렵게 출전권을 따냈는데 여기서 덜컥 우승컵까지 들어올려 KLPGA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습니다. "아직도 저는 꿈을 꾸는 것만 같아요. 방송과 언론 보도를 본 친구들이 보내온 축하 메시지에 일일이 답글을 달면서 손가락이 좀 아프길래 '아, 내가 정말 우승했나보다' 실감이 좀 나는 것 같네요. 정말 자고 일어났더니 신데렐라가 된 느낌? (웃음)"

건설업을 하며 뒷바라지 해주시는 아버지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캐디피를 아끼려고 아버지께 캐디백을 맡겼다는 그녀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전문 캐디 허남준씨의 도움을 받고 우승컵까지 들어올렸습니다.

"확실히 전문 캐디가 봐 주시니까 다르더라고요. 이제까지 그린에서 경사를 읽을 때 저 혼자 판단을 했었는데 물어볼 사람이 있다는 게 심리적으로 크게 안정이 되고 퍼팅할 때 자신감이 생겼어요. 우승상금도 두둑하게 받았으니까 앞으로는 전문 캐디와 함께 하겠다고 아빠에게 말씀드렸더니 아빠도 흔쾌히 동의하셨어요." 이번 대회 우승상금 1억 2천만 원은 그녀가 프로전향 후 3년여 동안 벌어들인 총상금 3천 8백만 원의 3배가 넘습니다.

이 돈으로 뭘하고 싶냐고 묻자 23살 꽃다운 나이 여성으로서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제주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원 없이 사고 싶어요. 제가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데 그 동안은 돈도 잘 못 벌면서 아빠한테 화장품 사달라고 하기엔 좀 염치가 없었거든요. 이젠 떳떳하게 살 수 있게 돼서 너무 기뻐요. 물론 아빠 엄마 선물도 같이 사야죠." 박성원은 장타자는 아닙니다. 드라이버 비거리 220m, 5번 아이언으로 150m, 7번 아이언으로 130m, 피칭 웨지로 100m를 보냅니다.

"'아이언 샷의 달인'으로 불리는 국가대표 출신 황재민 프로님에게 배워서 아이언 샷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큼 자신이 있어요. 제가 샷에 비해 숏게임의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었는데, 무엇보다 퍼터를 바꾼 후에 숏 퍼트의 직진성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스코어가 좋아졌어요. 최근 캘러웨이 블레이드형 퍼터에서 말레형으로 바꿨는데 어드레스할 때 느낌이 좋고, 헤드 페이스도 전보다 소프트해서 타구감이 아주 좋아요."

박성원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이 97위에서 17위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올 시즌 남은 대회 출전권은 물론 2018시즌까지 2년간 풀시드도 획득했습니다. KLPGA 투어는 이번 주에도 제주에서 S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로 일정을 이어가는데 '챔피언' 박성원의 목표는 소박합니다.

"1차 목표는 컷 통과, 2차 목표는 30위권에만 들자입니다. 우승한 선수들이 바로 다음 대회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저도 방심하면 안될 것 같아요. 저는 깜짝 우승 보다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KLPGA 투어는 화수분처럼 매년 새로운 스타와 기대주를 배출해냅니다. 2016시즌에는 11개 대회에서 4승을 기록중인 '대세' 박성현 외에 5명의 생애 첫 우승자가 탄생했습니다. 조정민(달랏 앳 1200), 장수연(롯데마트 여자오픈, NH투자증권 챔피언십), 김해림(교촌허니 레이디스), 배선우(E1채리티)에 이어 박성원(롯데칸타타)까지. 새로운 챔피언들의 등장은 투어에 활력을 불어넣고 풍성한 화제를 만들어냅니다.

이번 주 KLPGA 투어에서는 또 누가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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