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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둥지에서 알 품은 새들…망가진 '낙원'

<앵커>

여름 철새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던 충남 태안의 바닷가에 올 들어 쓰레기가 밀려들고 있습니다. 다른 곳을 찾지 못한 어미 새들은 쓰레기 더미 사이에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닷물이 빠지자 쓰레기로 뒤덮인 모래밭이 드러납니다.

음료수 페트병과 술병, 스티로폼으로 된 양식장 부표 등이 널려 있습니다.

중국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도 눈에 띕니다.

이곳 모래밭은 지난해 여름 철새인 흰물떼새가 알을 낳았던 번식지.

어미 새가 물가에서 먹이를 먹다가 둥지로 돌아와선 알을 품던 곳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쓰레기가 뒤덮은 모래밭에 새 둥지와 알이 보이지 않습니다.

[김수자/경기 남양주 : 작년에는 이 쓰레기도 없었고, 새들도 많이 있었거든요, 참 즐겁게 놀다 갔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쓰레기가 너무 많네요.]

쇠제비갈매기와 흰물떼새 번식지인 또 다른 모래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파도에 밀려온 온갖 쓰레기가 곳곳에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달에 번식하러 찾아온 흰물떼새는 쓰레기들 사이에서 둥지를 틀고 알을 품습니다.

흰물떼새 둥지는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가량 줄었고, 쇠제비갈매기 알은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김현태/조류전문가 : 번식지가 많이 훼손되어 가고 있어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쓰레기를 치워주거나 모래땅을 유지시켜 주는 게 필요하죠.]

방치된 해양 쓰레기가 반가운 손님, 여름 철새들을 내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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