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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공짜 점심은 없다! 비정상 테마주 주의보

* 대담 : 차병준 SBS 논설위원

▷ 한수진/사회자:
 
뉴스 인사이드. 차병준 SBS 논설위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어떤 얘기 해볼까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오늘은 주식 시장을 비정상적으로 들썩이게 하는 테마주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새삼스러운 문제는 아니죠. 그런데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정치 테마주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테마주. 그러니까 국장님, 이 테마라는 게 말 그대로 어떤 주제를 말하는 거니까요. 특정한 주제를 연관성 갖고 있는 주식들 묶어서 테마주라고 하는 거죠?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그렇습니다. 주식 시장에 새로운 이슈가 발생했을 때, 사업 방향이 비슷한 종목끼리 묶어놓은 것. 이게 원래 말하는 테마주입니다. 이를테면 건설 부양책이 발표되면 그 영향을 받는 건설 관련주들이 테마주가 되는 것이고요. 휴대폰이 잘 팔리면 휴대폰 부품주 같은 것들이 한 테마를 이루면서 주가가 움직이는 겁니다.

이렇게 정책이나 실적을 근거로 한 테마주는 선택에 따라 훌륭한 투자처가 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주식 투자 전략인 겁니다. 그런데 이런 정상적인 테마주 말고 억지로 끼어 맞춘 테마주들이 있습니다. 개연성이 없는 주식들이 테마 군으로 모여서 움직이기도 하고, 주가 조작 세력에 의해서 황당한 테마주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억지 테마주들이 주식 시장을 어지럽히고, 결국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런 예로 정치인 테마주가 대표적이지 않나 싶은데요. 대선 앞두고 벌써부터 극성을 부리고 있다면서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예. 유력 정치인과 특정 회사를 연관시키는 게 정치인 테마주죠. 사실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특히 5년마다 치러지는 대선 때마다 더 기승을 부리죠. 내년 대선 앞두고 요즘 정치인 테마주가 주식 시장을 다시 뒤흔들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뜨거운 정치 테마, 누구일까요?
 
▷ 한수진/사회자:
 
반기문.
 
▶ 차병준 SBS 논설위원:
 
그렇습니다. 바로 반기문 UN 사무총장이죠. 며칠 전 귀국 직후 발언이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이른바 반기문 테마주들이 들썩였습니다. 어떤 기업들이었을까요? 반 총장의 동생이 임원을 맡고 있는 회사.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반기문 테마주들이 정말 이렇게도 엮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직접적인 연관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한 회사는 임원이 반 총장과 국제회의를 개최했다는 이유, 또 다른 회사는 단순히 회사 대표가 UN 환경계획의 상임위원이라는 것도 반 총장과 엮는 이유가 됐고. UN자가 들어가면 다 반 총장과 연이 맺어지나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다 테마주 만드는 건가요. 반 총장 테마주.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또 대표나 임원이 반 총장의 고등학교나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도 있죠. 이렇게 엮인 반기문 테마주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벌써 2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반 총장에게만 이런 테마주 타이틀이 붙는 게 아니죠. 유독 정치인들에게, 유력 정치인들에게 모두 앞서 말씀드린 이러저러 배경을 붙여서 테마주들이 붙어있습니다.

문재인주, 안철수주, 박원순주, 김무성주, 오세훈주, 유승민주, 안희정주. 셀 수가 없습니다. 이런 정치인 테마주들이 주식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겁니다. 사실 고향, 대학 동문, 이런 것들이 대단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겠습니까. 또 연결된다 한들 그 관계가 기업 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주겠습니까. 말이 안 되는 현상인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게 항상 극성을 부려요. 그런데 이런 정치인 테마 말고도 비정상적인 테마주 또 많이 있지 않습니까?
 
▶ 차병준 SBS 논설위원:
 
예. 테마주가 많이 다양해졌습니다. 과거에는 정치적 이벤트나 북한의 무력 도발. 이런 이슈를 주로 따라다녔는데. 최근에는 사회 전반의 이슈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이세돌 9단과 세계 대회를 펼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도 테마주로 엮인 적이 있습니다.

대국이 시작되자마자 국내 인공지능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인 거죠. 하지만 실제 인공지능 기술을 보여준 구글과는 기술력 차이가 많이 나지 않습니까. 그래서 실제 알파고와 전혀 관련 없던 이들 종목들의 테마 움직임, 굉장히 일찍 끝났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짧게 끝났군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또 올해는 이례적으로 미국 대선 테마주도 등장했습니다. 힐러리 민주당 후보 테마주로 분류된 한 회사. 힐러리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유리한 상황이 되자 아주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회사입니다. 실적은 이렇게 뒷걸음질이라는 얘기인데, 주가는 힐러리 테마로 엮이면서 한 달 동안 50%가 넘게 올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떻게 힐러리 테마주가 된 거예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이 회사가 어떻게 힐러리 테마로 엮였을까. 회사 대표가 지난 2010년에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 때 힐러리를 만났었다는 겁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트럼프 테마주도 있습니다.

지난 2011년에 트럼프 후보의 아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서 새만금 사업에 투자를 하겠다. 이런 뜻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것을 이유로 새만금 일대에 땅을 많이 가진 회사가 트럼프 테마주로 불리는 겁니다. 이런 테마가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주식 시장에서 이렇게 테마가 만들어지는 것은 어떤 세력들의 의도적인 작업의 결과인 거죠. 보통 우리가 찌라시라고 불리는 증권가 정보지. 이런 근원도 불분명한 테마 형성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결국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오는 것 아니겠어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그렇습니다. 테마로 엮는 것은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테마주가 정치인들의 발언, 행보에 따라서 급등락을 반복하고. 결국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거죠. 테마주의 급등락은 굉장히 비정상적입니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이유가 따로 없으니까요. 주식 시장의 흐름을 어지럽히는 겁니다. 교묘하게 이를 악용해서 부당 이득을 챙기려는 세력이 있는 것이고, 결국 그 피해, 개미 투자자들이 나중에 폭탄을 떠안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적발된 주가 조작 사례를 볼까요. 본사가 반기문 총장의 고향에 있다는 이유로 반기문 테마주로 불린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최대 주주가 시세조작꾼을 끌어들여서 회사 주가 인위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한 주당 960원대였던 주식이 3,400원대까지 뛰어올랐죠.

이렇게 주가를 뛰어 올려놓고 최대 주주는 보유하던 차명 주식을 팔아서 거액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적발된 것은 사실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수많은 억지 테마주들. 누군가가 주가 흐름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 투자를 하는 개인들도 문제가 있다고 봐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연결고리고. 또 이렇게 주가가 급등락 했다는 피해가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뛰어드는 것 아니겠어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그렇죠. 개인 투자자들. 개미 투자자라고 우리가 보통 부르죠. 이런 개미 투자자들이 이렇게 투기에 가까운 테마주 투자를 하는 이유. 한 마디로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겠다는 욕심 때문이겠죠. 경제학 용어로 고위험 고수익,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 욕심에 근거가 있기는 합니다. 과거 테마주 주가 폭등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 지난 2007년 17대 대선 정국 때입니다. 당시 유력 대권 주자였던 이명박 후보가 20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다는 4대강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지 않았습니까? 정부 발주 공사를 주로 맡았던 이화공영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그 주가가 단기간에 폭등을 했었습니다. 8개월 만에 30배가 넘게 올랐다고 합니다.

지난 대선에서도 있었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저출산 대책 공약 때문에 유아용품 기업들의 주가가 10배가 넘는 폭등을 단기간에 기록했었죠. 이런 기록들이 개인 투자자들을 부채질하면서 테마주 투자를 부추기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모든 개인 투자자들이 매번 손실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운 좋게도 이런 테마에 편승해서 단기간에 수익을 크게 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개인들이 테마주 투자를 할 때는 재빨리 들어가서 자신은 차익을 보고 나오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시작을 하는 거겠죠. 그러나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의도적으로 테마를 만든 세력이 사실은 더 전문가니까요. 틈을 안 줍니다. 워낙 급등락이 심하다보니 개인들은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결국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마주는 결국 폭탄 돌리기고, 마지막에 그 폭탄을 받는 것은 결국 개인 투자자라는 얘기입니다. 타죽는 줄 모르고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에 비유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런 비정상적인 테마주 주가 조작, 이런 얘기 상당히 오래된 얘기 아니겠어요? 그런데 금융당국은 제대로 단속은 할 수 없는 건가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지난 2013년 3월에 박근혜 대통령의 첫 국무회의 주재한 회의에서 주가 조작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억지 테마주와 주가 조작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더 지능화되고 다양화 돼서 적발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아무리 단속 제도를 만들어도 눈앞의 이익 때문에 불나방처럼 허상에 딸려가는 개미 투자자들이 있으면 근절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거죠. 개인 투자자들이 알아야 하는 것은 주식 시장에 절대로 공짜 점심 없다는 겁니다. 투기적 고수익의 유혹은 달콤하지만 결과의 쓴맛도 크다는 것. 그게 비정상적인 테마주 투자의 진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공짜 점심은 없다. 잘 들었습니다. SBS 차병준 논설위원이었습니다.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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