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북핵 해법을 둘러싼 근본적인 시각차와, 갈수록 고조되는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으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미국의 강경 조치가 잇따라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내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그야말로 양국 간에 전운이 감도는 형국이다.
미 상무부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華爲)에 북한과 이란, 수단, 쿠바, 시리아 등 미국의 제재대상 국가들에 대한 제품 수출 및 재수출 관련 기록을 모두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이들 국가에 미국의 기술이 특정 비율 이상 담긴 제품의 수출을 금지해 왔는데 이번 조사는 화웨이가 그 규정을 어겼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규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화웨이는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중단된다.
특히 미국과 국제사회가 전방위 제재를 가하는 북한과의 거래 사실이 조금이라도 확인된다면 사태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상무부가 중국의 또 다른 스마트폰·통신장비 업체인 ZTE(중싱<中興>통신)와 3개 관계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단순히 새로운 중국 기업에 대한 조사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WSJ은 이번 조사가 양국 정부 간의 긴장을 고조시킬 새로운 진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그동안 화웨이와 ZTE 등이 민감한 정보를 중국으로 유출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들 기업의 미국 진출을 제한해 왔는데 화웨이가 지난해 미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을 10% 이상 늘리는 등 최근 들어 더욱 공세적인 태도를 보이자 미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모양새다.
자칫 양국 간 갈등의 북핵과 남중국해를 넘어 기술 분야로까지 전방위로 확대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당장 외교가에선 미국이 북핵, 남중국해 현안과 더불어 통상 이슈까지 염두에 두고 전방위로 대중 압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견상 국무부의 대외 압박 메시지에다가 재무부, 상무부의 직접적인 조치까지 관련 부처가 총동원돼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면서 양국 간 전선이 북한 등 안보 이슈에서 통상 이슈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실제 상무부의 이번 조사는 미 재무부가 전날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primary money laundering concern)으로 전격 지정한 지 하루 만에 나와 여러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 조치는 당사국인 북한뿐 아니라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과도 거래를 중단할 수 있는 조치를 담고 있다.
사실상 중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더욱이 이 조치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격인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회동 직후 전격으로 발표됐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금은 섣불리 관계 복원을 모색할 것이 아니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대북제재 압박의 고삐를 더욱 죌 때라는 게 미국의 확고한 입장이다.
미 정부는 현재 북한의 지난 1월 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마련 및 이행 과정에서 이전보다는 협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4월 말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북한을 압박할 수 있도록 중국과 협력을 구축해왔다. 그렇지만, 아직 원하는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북핵 문제와 더불어 통상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여러 전략적 카드를 지속적으로 꺼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 이슈와 관련해선 중국의 반대로 직전 안보리 결의안에서 빠진 대북제재 조치, 특히 대북 원유 공급 제한 또는 중단과 함께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이나 기업, 은행을 의무적으로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조항 등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오는 6일부터 사흘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이 같은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런 입장에 맞서 중국 정부 역시 강경책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 양국의 갈등 고조 속에 자칫 북핵 해법이 더 꼬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를 주목하고 있다면서 화웨이는 이미 성명을 통해 미국의 법률법규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며 미국 측 주장을 일축했다.
중국 언론은 이날 미국의 화웨이 조사를 일제히 신속 보도하면서 당혹스러움과 불쾌감 그리고 긴장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특히 중화망은 미국이 화웨이에 검은 손을 뻗치려 한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미 상무부의 화웨이 조사 파장…양국간 전방위 갈등 격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