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작년 말 CNN과 HBO, 워너브러더스를 거느린 굴지의 미디어 기업 타임워너를 사들이려고 임원급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간판 상품 아이폰이 이끈 성장 신화가 막을 내리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애플은 이제 아이폰을 팔기보다는 10억대에 이르는 아이폰 활성 이용자들에게 되풀이해 발생하는 이용료를 받아 수익을 내기 위해 묘안을 짜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 애플 "아이폰 이용 10억명이 새 황금알…콘텐츠 유통"…타임워너 인수 시도
애플의 사업총괄 담당 임원 에디 큐는 작년 말 타임워너의 경영전략부문 대표 올라프 올라프손을 만나 타임워너 인수 얘기를 꺼낸 것으로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확인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인수 논의는 무산됐다.
하지만 애플이 CNN과 미국드라마 방송사 겸 제작사 HBO, 할리우드 최대 영화 TV쇼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 NBA 중계권을 가진 터너를 소유한 미디어 공룡의 인수를 고려했다는 것은 자체 콘텐츠 확보를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애플과 타임워너 임원 간 회의는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워너 본사에서 진행됐고, 타임워너의 케이블 채널을 애플이 향후 개시할 애플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 포함시키는 등의 양사 간 사업협력이 주된 주제였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2천160억 달러(약 255조원)로, 시장가치 600억 달러(약 70조원)인 타임워너를 인수하는 데는 충분한 수준이다.
애플은 2007년부터 애플 TV를 판매하면서 콘텐츠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를 위해 21세기 폭스, 디즈니, CBS 등 방송 채널들과 협상을 했지만, 줄줄이 합의에 실패했다.
애플이 미디어 기업에 입질하는 배경에는 포화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과 주력상품 아이폰의 판매 둔화가 있다.
애플은 지난달 말 끝난 2016회계연도 2분기 실적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성장 신화를 마감했다.
2007년 발매한 아이폰의 판매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화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들어서면서 9년 만에 둔화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6개월간 애플의 전체 매출 중 3분의 2는 아이폰 판매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애플의 미래먹거리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애플은 이미 10억대의 활성 아이폰을 활용해 수익창출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새로운 수익은 특히 매달 또는 매년 되풀이해 들어오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애플의 미디어 콘텐츠 판매 등 서비스 매출은 2016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의 12%를 차지해 1년 전의 9%에 비해 늘어났다.
앱스토어에서의 매출은 35% 뛰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기기를 복수로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애플 기기의 활성 이용자 수를 8억 명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작년 애플의 매출이 2천340억 달러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용자 1명당 연 300달러꼴이다.
애플은 이미 작년 6월 애플 뮤직이라는 유료서비스를 개시해 1천3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는 미국 최대 유료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의 이용자 3천만명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애플은 동영상 유료서비스도 개시하려 해왔으나, 지금까지 성공하지는 못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 시리즈처럼 아예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미국 연예 매체 할리우드리포트는 지난 2월 애플이 6편짜리 성인용 드라마 '바이털 사인스'를 제작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미래먹거리로 전기차·가상현실에도 '눈독'
애플의 스마트폰 사업을 대신 차기 주력사업으로는 미디어 외에도 자동차, 가상현실(VR) 등이 꼽힌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전기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른바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암호명으로 알려진 이 전기차 개발사업을 위해 애플은 테슬라 출신 직원들은 물론 전직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사장까지 영입했다.
최근에는 애플이 전기차 충전소 업체와 협의를 하고 있으며 전기차 충전 기술 전문가 최소 4명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와 아이폰을 연계해 아이폰으로 차량 시동을 걸 수 있는 기술 특허도 받았다.
애플은 자율주행 기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글, 삼성전자 등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사업도 애플의 관심사다.
애플은 최근 몇 년 새 독일 메타이오, 미국 플라이바이 미디어 등 증강현실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VR 업체 라이트로 출신 연구원으로 이뤄진 수백 명 규모의 연구개발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쐐기를 박은 사건은 올 1월 VR 분야의 미국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더그 보먼 버지니아공대 교수를 영입한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콘퍼런스 콜에서 "VR은 매우 멋지고 흥미로운 기술"이라고 긍정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에 1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발표도 나왔다.
(연합뉴스)
'막다른 골목' 애플, 미래 먹거리에 혈안…타임워너에도 러브콜
러브콜 CNN·HBO·워너브러더스 소유 '타임워너' 인수타진했으나 불발<br>250조원 넘는 현금 바탕으로 콘텐츠·미디어·전기차 등에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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