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66명을 지중해에 추락한 이집트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잇따라 엇갈린 주장이 나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수수께끼를 풀어줄 블랙박스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채 사고 원인을 추정하는 발표가 나오면 곧바로 이를 뒤집는 주장이 나오는 일이 되풀이하는 상황이다.
이집트 법의학조사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4일(현지시간) 이집트 언론에 사고기 탑승자 일부 시신을 부검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시신이 산산이 조각나는 바람에 발견된 신체 일부분이 모두 크기가 작은 점, 시신에 있는 화상 흔적 등을 토대로 기내 폭발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런데 발표 직후 조사 책임자인 히샴 압둘하미드 이집트 법의학청장은 "사실에 기반을 둔 분석이 아닌 잘못된 내용으로 결론을 내기는 아직 이르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기내 화장실과 전자 장치에 연기가 감지돼 화재 경보가 있었다는 기록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화재나 폭발로 추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항공 안전 전문가 존 콕스는 로이터 통신에 "통상 불이 나면 온갖 시스템이 연달아 오작동을 일으켜 오류 보고가 쏟아지는데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화재로 보기에는 단서가 너무 적다"고 말했다.
추락 직전 상황을 두고는 그리스와 이집트 당국이 각각 다른 주장을 내놨다.
여객기는 교신이 끊기기 전 지중해 약 1만1천280m 상공에 있었다.
그리스 영공을 지나 이집트 영공에 진입한 직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사고 직후 그리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사고기는 왼쪽으로 90도 급회전하고서 바로 급격하게 오른쪽으로 360도로 방향을 튼 이후 바다에 떨어졌다.
그러나 이집트 항공 당국은 추락 직전 급회전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에합 아즈미 이집트 항공운항정보청장은 "항공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급격히 방향을 틀거나 하강하지 않았다"며 "항로에서 고도 1만1천280m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여객기 추락 원인을 둘러싼 엇갈린 주장에 대해 "결정적인 정보는 아직 찾지 못한 블랙박스에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체 결함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됐지만, 사고기가 파리 드골공항을 이륙하기 직전까지 기술적인 문제가 없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은 이륙 직전 서명한 항공기 기술 기록을 인용해 여객기 엔진이 정상 작동했으며, 추락 3분 전까지 교신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이집트인과 프랑스인 승객이 다수 탑승한 이집트항공 소속 여객기 MS804기는 지난 18일 밤 11시 9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로 가던 중 다음날인 19일 새벽 2시 45분께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일부 전문가가 테러를 의심하는 상황에서 기내 폭탄 설치, 기술적 결함, 담뱃불로 인한 화재, 조종사의 고의적 조작 등 다양한 추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확한 추락 원인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연합뉴스)
'테러냐 기체결함이냐' 시소 타는 이집트기 추락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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