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깜빡 할 땐 안 준다? 보험 안 되는 치매보험

<앵커>

요즘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 치매 보험 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팔린 치매 보험만 600만 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손승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회사원 김 모 씨는 아버지가 치매 판정을 받았지만, 보험금을 받지 못 했습니다.

치매가 중증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김모 씨/회사원 : 깜빡깜빡하시는 정도죠. 심할 때는 굉장히 심한데 괜찮으실 때는 괜찮으시니까. 이 정도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보험사에서) 판단했나 봐요.]

현행 약관상 치매 보험금은 CDR이라는 검사에서 3점 이상 판정을 받는 중증일 경우에만 지급됩니다.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3점 이상 중증 치매는) 집 밖에서 혼자 돌아다닐 수 없고요. 그리고 집안에서도 요리하거나 청소하는 의미 있는 생활을 할 수가 없고, 개인위생을 혼자서 챙길 수 없으며…]

하지만 치매 보험을 635만 건이나 파는 동안 보험사들은 이런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치매 정도에 상관없이 보험금을 받는 줄 알았던 가입자들은 낭패를 당하고 있습니다.

[최모 씨/회사원 : 막상 청구를 하려고 보니까 이제 그때 (중증 치매만 보험금을 준다고) 설명을 해주는 거예요. 저희는 몰랐던 거죠. 보험사에서 고지도 안 해줬고, 분명히…]  

금감원이 약관을 제대로 설명한 뒤 상품을 팔았는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김동성/금융감독원 보험감리실장 : 불완전 판매 사례가 다수 발견된 (보험) 회사에 대해서는 엄중히 제재할 방침입니다.]

금감원은 또 80세가 넘어 치매에 걸리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약관을 고쳐 보장기간을 최대 100세까지로 연장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영상편집 : 최진화, VJ : 경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