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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씨 말랐나 했더니…꽃게 쓸어가는 중국

<앵커>

요즘 봄 꽃게가 제철이지만, 올해는 산지에서조차 꽃게 구경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당연히 가격도 껑충 뛰었습니다. 문제는 연평도 북쪽 해안, 그러니까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을 침입해서 조업하는 중국어선이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는 데 있습니다.

이 부근은 꽃게의 산란장소여서 우리 어선의 출입도 금지된 곳입니다. 그런데 이런 곳을 중국 어선들이 제집 드나들듯 하면서 꽃게를 싹쓸이해가고 있으니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손형안 기자가 연평도 현지 사정을 생생하게 취재했습니다.

<기자>

멀리 북한 섬이 보이는 연평도 북서쪽 해안입니다.

꽃게잡이에 나선 중국 어선 60여 척이 붉은 깃발을 단 채 일렬로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박태원/연평도 어촌계장 : 해질 때를 기다렸다가 불을 켜고 동서로 조업 나가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배 위에선 중국 선원들이 그물 다듬기 작업에 한창입니다.

해가 지자 중국 어선들이 슬그머니 불을 밝히고 본격적인 꽃게잡이에 나섭니다.

연평도 북서쪽 해안은 목 좋은 꽃게 산란장소지만, 북한 인접 지역으로 우리 어선의 출입이 통제된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중국어선들이 사실상 꽃게를 싹쓸이해가면서,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도 최근 2, 3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우리 어선들이 꽃게잡이를 하는 연평도 남쪽 바다로 나가봤습니다.

연평도에서 한 시간 배를 타면 닿는 꽃게 조업장입니다.

지금도 작업이 한창인데, 꽃게가 드문드문 올라오곤 있지만 여전히 빈 그물이 더 많습니다.

어민들이 꽃게잡이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기엔 그 양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송도경/명랑호 선장 : 지금 생계유지가 힘들어요. 꽃게가 지금 작년 대비 10%밖에 안 나고….]

지난달까지 연평도 일대에서 우리 어선들이 잡아들인 꽃게 어획량은 전년 대비 70% 이상 급감했습니다.

꽃게 값은 치솟았고, 연평도 식당들은 아예 꽃게 메뉴를 내려버렸습니다.

[식당 주인 : 꽃게탕 드시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꽃게 값이 워낙 비싸니까 꽃게탕을 팔 수가 없어요.]

문제는 중국 어선들을 단속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해경 관계자 : 우리가 NLL 넘어서까지 단속하기는 조금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중국 어선들이 연평도 해역에 나타난 지 17년째, 올해는 여느 때보다 그 피해가 심각해 어민들은 절망감에 빠져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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