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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멍때리기 챔피언'…학생·직장인·외국인 등 70명 출전

'내가 멍때리기 챔피언'…학생·직장인·외국인 등 70명 출전
무료함과 졸음을 이겨내고 최대한 오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한강 멍 때리기 대회'가 오늘(22일) 오후 서울 이촌한강공원에서 열렸습니다.

현대인의 뇌를 쉬게 하자는 취지로 열린 이 대회는 31대 1을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올라온 70명이 참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개성 넘치는 복장과 소품으로 자신을 표현했습니다.

참가 이유는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고 싶어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는 답이 많았습니다.

대학원생 정다운 씨는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것 같아 쉴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면서 "혼자 작정하고 일부러 멍 때리기를 하는 건 우습지만, 대회 소식을 듣고 이거구나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제안으로 나왔다는 한 초등학생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돌며 공부하는데, 계속 쓰는 머리를 비울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습니다.

대전에서 KTX를 타고 상경했다는 미국인 캐이시 카들릭 씨는 잠옷을 입고 앉아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즐기고, 오늘 하루 릴렉스하고 싶어 참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기 수련자가 진행한 체조를 시작으로 1시간30분 동안 경쟁을 벌였습니다.

휴대전화를 확인하거나, 졸거나 자면 탈락입니다.

웃거나 노래를 불러서도, 잡담을 나눠도 실격입니다.

다만, 대회 동안 마사지 서비스, 음료서비스, 부채질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최 측은 행사장에 얼음물 등을 비치하고 참가자들에게 건강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하는 등 안전사고에 대비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웁쓰양'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대인은 잠자는 시간을 빼면 뇌를 혹사하고 있다"며 "뇌를 쉬게 하고, 멍 때리기로 상징되는 행위가 그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대회 형식을 빌려 시민참여형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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