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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막겠다고…'여성 전용 버스' 도입 논란

<앵커>

범죄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은 중동지역만 한 곳도 없을 겁니다. 이집트에선 여성 전용 버스와 택시까지 등장했습니다. 어떻게든 성범죄를 줄여보겠단 취지지만, 논란이 분분합니다.

카이로 정규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분홍색 버스가 도착하자 여성들이 줄지어 올라탑니다.

아랍권에선 처음 선보인 여성 전용 버스입니다.

취재 기자가 올라타자 여성 승객들은 고개부터 숙입니다.

이렇게 낯선 남성과 접촉을 꺼리는 아랍 여성을 배려하자는 취지에서 지난달 도입됐습니다.

[사라/여성전용버스 승객 : 일반 버스는 붐비는 데다 남자들이 치근덕거리는데 여기는 여성뿐이라 안심이 됩니다.]

카이로엔 여성만 타는 핑크 택시도 등장했습니다.

운전기사도 여성입니다.

하지만 요금이 일반 택시의 3배나 돼 이용률이 떨어집니다.

[하비바/카이로 대학생 : 여성 기사가 경호원은 아니잖아요. 차 안에 여성 둘이 있는 것뿐이고 누가 집적대면 둘이 뭘 할 수 있겠어요?]

카이로 도심에는 주말이 되면 성범죄 전담 여경까지 배치됩니다.

하지만 이 역시 과잉 대응으로 공권력 남용이란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이집트는 2011년 시민혁명 이후 사회불안과 함께 성범죄가 급증했습니다.

대통령의 취임식장에서도 집단 성폭행이 벌어질 정도입니다.

이집트 여성의 95%가 성범죄 피해를 본 적이 있다는 유엔 조사도 있습니다.

[가다 로프티/이집트 여성인권센터장 : 남녀 간 상호존중에 대한 교육이 절실합니다. 여성을 분리하고 고립시키는 게 성범죄의 해결책이 될 수 없어요.]

정부의 성범죄 예방 조치를 두고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찬성론과 전시용 행정이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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