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에서는 축제가 한창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인데요, 어떤 분위기일까요? 최호원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지난 주말 최 기자는 유치원생 딸과 함께 일본 최고의 명문대인 도쿄대의 5월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연간 방문객이 17만 명 정도라더니 정말 도착해보니 도쿄대 학생들뿐 아니라 타 대학 학생들, 동네 주민들, 또 도쿄대를 목표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에 일반 관광객들까지 캠퍼스는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이전에 가봤던 게이오 대학이나 와세다 대학 축제보다도 확실히 규모가 컸습니다. 주로 학과나 동아리별로 천막 부스를 만들어놓고 활동 내용을 설명하며 다양한 먹을거리와 맥주를 팔았는데, 오코노미야부터 꼬치구이, 소바에 핫도그, 솜사탕뿐 아니라 공학부에서는 이런 우주인용 초콜릿 케이크도 판매했습니다.
광장에서는 하와이 전통춤 공연이나 레슬링 시합 같은 재미있는 볼거리를 교내 여러 팀이 돌아가며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와 달리, 수백만 원씩 주고 아이돌 가수나 유명 밴드를 부른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한 번 공학관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연구실마다 문을 열어놓고 관람객들을 맞고 있었습니다. 소속 학부나 대학원 학생들은 실제 장비들을 선보이며 연구 분야를 친절히 설명해줬고 초·중·고 학생들은 이를 열심히 수첩에 받아 적거나 인공위성에 쓰이는 초박막 소재 등을 연신 만져보며 신기해했습니다.
해당 학과를 졸업한 4, 50대 선배가 후배들에게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물어보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복도에는 어떤 강의실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들을 수 있는지 곳곳에 포스터가 붙어 있었는데요, 항공우주공학과에 들러보니 연구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비행기 착륙 시뮬레이션 기기를 선보이고 있어 조종간을 잡고 대형 모니터를 보며 가상으로 조종해보는 체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대별 교수나 외부 초청 강사들의 강연도 풍성했습니다. 한 바퀴 둘러본 뒤 밖으로 나와 건축학과에서 설치한 목조 벤치에 앉아 쉬고 있노라니 도쿄대생 학부모들과도 우연히 마주쳐 한국과 일본의 대학들에 대해 유익한 대화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일본 학부모들은 한국 학생들의 영어 실력과 한국 대학들의 국제화 노력을 가장 부러워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세계 대학 랭킹에서 일본 대학들이 특히 사회과학 분야를 주도했던 사립대들이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 활기찬 축제의 이면에는 고민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일본의 대학 축제는 축제 기간 도서관도 휴관이라 일부 학생들만 참가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하는 식은 아니었습니다.
일본은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대학 축제 때의 경험을 묻는 경우도 적지 않고, 또 직원은 사내에서 키워 쓴다는 인식이 강해서 스펙보다는 그 사람의 열정과 실패 경험, 또 조직 융화 능력 등을 먼저 본다는데요, 기업들의 이런 문화 덕분에 학생들이 다 함께 마음껏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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