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종료되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임기 내에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적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백악관이 최근 임기 끝까지 대북압박 기조를 고수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가운데 북핵정책을 총괄하는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필리핀 대사로 지명됐기 때문이다.
물론 김 대표가 재외공관장에 지명됐다고 해서 곧바로 북핵정책이 '올스톱'되는 것은 아니다.
대선국면인 점을 감안하면 상원의 인준절차에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현직을 그대로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김 대표에 대해 '인사'를 냈다는 것 자체가 정책적으로 큰 함의를 지닌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남은 임기 내에 북핵정책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거나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얘기다.
이미 6자회담 차석대표였던 시드니 사일러 국무부 6자회담 특사는 지난해 하반기 국가정보국(DNI)으로 원대복귀한 상태이다.
물론 현재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이 차석대표직을 겸하고 있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차석대표를 전업(專業)해온 인물들이 모두 다른 자리로 이동하게 된 셈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 같은 기류는 최근 백악관이 정례브리핑을 통해 내놓는 수사에서 뚜렷이 확인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행정부 임기 내 대북정책이 변화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로지 북한에 달려있다"며 "북한이 비핵화 의무를 이행할 준비를 하기 전까지는 북한은 지금의 고립 상태를 계속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현행 압박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나간다는 메시지다.
이는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을 때까지 압 박기조를 유지하며 참고 기다린다는 의미의 기존 '전략적 인내'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지만 임기가 끝날 때까지 새로운 정책적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무위(無爲)'의 의미도 담겨있다.
그러나 현행 압박 기조를 유지한다고 해서 오바마 행정부가 아예 북핵정책을 '포기'했다고 규정하는 것은 무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등 다자적 차원에서 제재와 압박의 실효성을 높여나가고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사상 최초의 양자제재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탐색적 대화나 평화협정 논의와 같은 '대화적 요소'에는 더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 같은 기조는 2003년 2기 출범 이후부터 틀이 잡혔다.
대내외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새해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고 심지어 4차 핵실험 직후인 올해 1월 국정연설에서조차 단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았다.
'고의적 무시' 전략하에 압박과 제재 기조를 강화해나가겠다는 행보로 풀이됐지만, 비판론자들 사이에서는 북핵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여기에는 2012년 2·29 합의를 어렵사리 도출했다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으로 무산된 것이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관리'와 연관 짓는 시각도 나온다.
이미 이란 핵협상과 대(對) 쿠바 국교정상화, 기후변화 협약, 핵안보정상회의 등 외교적 금자탑을 쌓아놓은 마당에 굳이 리스크를 안고 북한을 상대로 한 새로운 정책적 실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어설프게 접근했다가 자칫 '흠집'이 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북핵 문제 해결의 공은 차기 행정부로 넘어갔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지배적 시각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로서의 입지를 굳힌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모두 북핵 문제를 최우선 외교어젠다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주자의 북핵 정책은 아직 '미완'의 상태다.
클린턴 선거캠프가 제시한 '이란식 모델'이나 트럼프 캠프의 '이중제북'(以中制北) 전략 모두 한계가 뚜렷해 향후 어떤 식으로 정책적 밑그림이 완성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연합뉴스)
오바마 임기 내 '북핵협상' 물건너가…차기행정부서 최우선 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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