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항에 가면 마약 탐지견이있습니다만 혹시 흰개미 탐지견이라고는 들어 보셨는지요? 문화재를 갉아먹는 흰개미를 찾아내는 아주 특수한 능력을 가진 개인데, 지난 10년간 문화재 지킴이 역할을 했던 국내 첫 흰개미 탐지견이 오늘(18일) 은퇴식을 가졌습니다.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목조 사찰 경내에 탐지견이 투입됩니다.
분주히 냄새를 맡던 탐지견이 나무 기둥 앞에 서더니 멈추고 한 곳을 쳐다봅니다.
목재 속 깊이 숨어 있는 흰개미를 찾은 겁니다.
[박병배 훈련사/에스원탐지견센터 : (탐지견이) 발로 긁는다든지 물어뜯는다든지 하는 행동을 하면 문화재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발견 후에는 멈춰 서 주시하는 방법으로 (훈련시킵니다.)]
나무 내부를 갉아먹는 흰개미는 크기가 3~4밀리미터에 불과하지만, 목조 문화재엔 천적입니다.
[정소영/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관 : (흰개미는) 목재 자체를 먹이로 삼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건물 내부가 비어 버리니까 하중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기도 하고…]
탐지견은 흰개미들이 의사소통에 쓰는 호르몬 물질인 페로몬의 냄새를 맡는 겁니다.
인간의 10만 배에 달하는 후각능력을 통해서, 일반 개미와 구별되는 흰개미만의 페로몬 냄새를 정확히 찾아냅니다.
우리나라 첫 흰개미 탐지견인 보람이와 보배가 오늘 은퇴식을 가졌습니다.
둘 다 영국산 스파니엘 종으로 각각 이 분야 10년 차와 7년 차 베테랑이지만, 사람으로 치면 나이가 여든에 가깝습니다.
뒤를 이을 후임견 세 마리가 매해 70여 차례 이뤄지는 흰개미 탐지 업무를 맡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이홍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