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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체육회의 '꼼수'…박태환 측 "이제 본격 제소 절차 돌입"

문제는 '이중 처벌'

[취재파일] 체육회의 '꼼수'…박태환 측 "이제 본격 제소 절차 돌입"
▲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대한체육회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CAS에 '박태환의 중재 신청서는 최종적인 의사 결정이 없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중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답변을 보냈습니다. 아직 대한체육회가 공식적으로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불가 방침을 확정하지도 않았고, 이와 관련해 박태환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규정 개정 요청이나 항의도 받지 않아서 국내 절차가 끝나지 않았으니 재판으로 갈 사항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회와 경기력 향상 위원회에서 수차례 밝힌 "대표 선발 규정 개정은 없다"라는 발표가 체육회 입장이 아니라는 건지, 리우 올림픽 경영 대표팀 명단에서 박태환이 빠진 것은 체육회 방침이 아니라는 건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이는 CAS로 갈 경우 패할 가능성이 높은 대한체육회에서 시간을 끌기 위해 억지 논리를 펼치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국제 스포츠 중재재판소 CAS
● 문제는 '이중 처벌'이다!

대한체육회는 CAS에 보낸 답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이 사안이 박태환 개인이 아닌 대한체육회의 이중처벌 규정에 대한 문제라는 겁니다. 박태환이 리우 올림픽 출전을 요구하는 근거는 박태환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4개나 획득한 스타이기 때문이거나, 대한민국 여론이 박태환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도핑 관련 징계자는 징계가 끝난 뒤에도 3년 동안은 국가 대표 선수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이 세계반도핑기구 WADA의 기본 원칙에 반하는 이중 처벌이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있었던 CAS의 판결도 아무개가 억울하니 올림픽에 보내주라는 것이 아닌 '도핑 징계자는 징계가 풀린 뒤 바로 다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IOC의 규정과 '도핑 징계자는 평생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영국 올림픽 위원회의 내부 규정이 이중 처벌로 잘못된 것이니 바꾸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선수이기 때문에, 또 2014년에 대한체육회의 이중 처벌 규정이 생긴 뒤 태극마크를 달려고 하는 첫 번째 케이스이기 때문에 박태환이 주목 받고 있지만, 이 문제는 박태환을 리우에 보내준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체육회의 규정 자체를 개선해야 끝나는 것입니다.
● 박태환 측 "이제 제소 절차 본격 돌입"

대한체육회가 CAS에 답변을 보내며 체육회와 박태환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박태환 측은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으로 한 번 체육회와 대화를 시도해 보겠지만, 보류를 요청했던 CAS 제소도 본격적으로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제소에서는 이미 수영연맹에서 발표한 리우 올림픽 명단에서 박태환이 빠진 것과 체육회의 이중처벌 규정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CAS가 체육회의 입장을 받아들여 박태환측의 제소를 받아들이지 않을지, 아니면 체육회가 꼼수를 부린 것으로 보고 제소 절차를 진행할지 여부이지만 (CAS는 양측의 얘기만 듣고 제소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관련 기사까지 일일이 체크하고 나서 이를 결정합니다.) 일단 CAS가 제소를 받아들이면 이전의 판례로 봐서 박태환이 승소할 가능성이 월등히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체육회는 규정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확인하게 되고 재판 비용까지 모두 물어줘야 하는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박태환도 재판이 이어지고 훈련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면 리우에 가더라도 상처뿐인 승리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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