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성지순례 무산 위기…이란-사우디 '네 탓' 공방

중동의 숙적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성지순례(하지·움라)를 놓고 서로에 책임을 전가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양국은 올해 1월 사우디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을 발단으로 외교관계를 단절했지만 성지순례가 무슬림의 5가지 종교적 의무 중 하나인 만큼 이를 놓고 지난달부터 협상해 왔다.

정기 성지순례가 넉달 남짓 남았으나 양국의 협상은 순탄치 않다.

이란은 지난해 9월 성지순례 기간 발생한 메카 압사 사태에서 자국민이 대규모로 사망한 만큼 이란인 성지순례객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고 사우디가 발급하는 성지순례 비자를 이란 국내에서 받아야 한다면서 사우디를 압박하고 있다.

알리 잔나티 이란 문화종교부 장관은 12일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이란인의 안전한 성지순례를 논의하는 사우디와 협상이 결렬됐다"며 올해 성지순례가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협상 결렬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우디에 있다"며 "우리는 (이란인에 대한) 성지순례 비자 발급과 교통, 안전 대책을 제안했으나 그들의 태도는 냉담했고 적절치 않았다"고 비난했다.

호세인 자베리 안사리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사우디와 성지순례 협상이 결렬된다면 사우디는 성지순례 길을 닫아버린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정부는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란은 협상을 결렬시켜 성지순례를 정치 쟁점화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아델 알토라이피 문화공보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란이 유독 숙박, 비자 등 성지순례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문제 삼았으나 사우디는 이란인의 성지순례를 막으려는 의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이란 국적자가 성지순례를 비자를 받으려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이용하라는 입장이다.

이란 주재 사우디 외교공관은 1월 폐쇄됐다.

알토리이피 장관은 "이란 협상 대표단의 속셈은 사우디가 곤경에 빠졌다는 인상을 주려고 이를 정치 문제로 몰아가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란은 1987년 사우디 경찰과 이란 성지순례객과 대규모 유혈충돌에 항의하는 뜻으로 1988년과 1989년 성지순례를 중단했다.

이 충돌로 최소 402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